[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배우 정가람에게 영화 ‘끝장수사’는 조금 특별한 작품이다. 촬영을 마치고 군에 입대한 뒤 전역하고 나서야 관객과 만나게 된 영화이기 때문이다. 7년이라는 시간을 돌아 스크린에 걸린 이 작품은 장가람에게 “선물 같은 순간”으로 남았다.

‘끝장수사’는 촌구석으로 좌천된 형사 재혁(배성우 분)이 두 명의 용의자가 얽힌 살인사건의 진범을 잡기 위해 신입 형사 중호(정가람 분)와 함께 서울로 향하며 벌어지는 범죄 수사극이다. 2019년 촬영을 끝냈지만 이듬해 배성우의 음주운전 논란으로 개봉이 미뤄지며 약 7년 만에 세상에 나오게 됐다.

정가람은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나 “촬영을 마치고 바로 군대를 갔기 때문에 크게 생각하지 못했다”며 “오히려 그때 개봉했다면 참여도 못했을 텐데, 시간이 지나 함께할 수 있게 돼 기쁘고 행복하다. 전역 후 활동을 하다가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제 모습을 보니까 더 좋았다. 선물 같은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물론 개봉이 밀렸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바꿨다. 정가람은 “당연히 아쉽지만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나”라며 “흐르는 대로 두고, 나중에 개봉하게 됐을 때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 이렇게 개봉하게 된 것만으로도 좋다”고 웃음을 보였다.

극 중 정가람이 연기한 중호는 강남 토박이 재벌 2세 겸 인플루언서라는 설정을 지닌 인물이다. 자유분방하고 거침없는 성격으로 극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정가람은 “나이가 들수록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기가 쉽지 않다”며 “그런 면에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캐릭터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7년 전 자신의 연기를 다시 마주한 소감에 대해선 “지금 보니까 ‘이렇게 해볼 걸’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면서도 “그때만의 풋풋함이 있어서 색다르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버디 수사물 특유의 호흡 역시 관전 포인트다. 정가람은 선배 배성우와의 호흡에 대해 “점수로 매기자면 80점 정도”라며 웃었다. 정가람은 “나머지 20점은 제 아쉬움”이라며 “조금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남는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현장에서의 경험은 그에게 큰 자극이 됐다. 정가람은 “촬영 전후로 배우들과 감독님이 함께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눴다. 현장에서도 아이디어가 나오면 바로 시도해보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며 “선배들의 연기를 가까이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됐다. 즉석에서 장면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정말 놀라웠다”고 회상했다.

작품의 매력에 대해서는 ‘익숙함 속의 재미’를 꼽았다. 정가람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틀기보다는, 익숙한 틀 안에서 더 재미있게 만들려고 했다”며 “김치찌개처럼 한 번 먹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생각나는 맛 같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7년이라는 시간은 배우로서의 태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정가람은 “예전보다 여유가 생긴 것 같다”며 “모든 걸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되는 건 되고, 안 되는 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현장에서 사람들에게 더 잘하려고 노력한다. 마음을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전했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