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지략가’의 기민한 전술 변화가 첫 승리로 이어졌다.
강원FC는 4일 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 열린 광주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6’ 6라운드 경기에서 3-0 대승하며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챙겼다. 앞선 5경기에서 3무 2패로 승리가 없던 강원은 모처럼 시원한 승리를 거두며 ‘혈’을 뚫었다.
이번시즌 강원은 K리그1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를 오가며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도 득점 마무리 부족으로 고배를 마시는 패턴을 반복했다. 경기를 주도하고 수준 높은 빌드업을 구사했으나 밀집 수비를 뚫는 마지막 패스, 슛의 부재로 승리하지 못했다.

강원 정경호 감독은 치열한 고민 끝에 광주전에서 다른 전술을 들고나왔다. 장기인 후방 빌드업을 지양하고 롱볼을 통해 전방에서 세컨드볼을 경합하는 형태로 선회했다. 공을 잡으면 특유의 짜임새 있는 패스로 전진해 기회를 만들었다. 소유권을 내주면 공격수, 미드필더가 빠르고 강하게 압박해 탈취하는 전술이다. 과거 위르겐 클롭 감독이 리버풀에 이식한 ‘헤비메탈’ 개념의 축구.
작전은 적중했다. 강원의 무한 압박에 광주 수비진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활동량, 기동력을 갖춘 최병찬을 전방에 내세우는 변칙도 맞아떨어졌다. 강원이 넣은 세 골 모두 강력한 압박이 시발점이다. 현대 축구에서 압박은 기본이지만 강원처럼 짜임새 있게, 그것도 90분 내내 강하게 상대를 괴롭히는 것은 쉽지 않다.
강원이 무려 17회의 슛을 쏟아내는 동안 광주는 단 한 번도 슛을 시도하지 못했을 정도로 경기력 차이가 컸다. 사실상 ‘반코트 게임’이다. 광주는 지난 5라운드 경기에서 FC서울에 0-5 패했는데 당시에도 슛은 8회나 시도했다. 강원이 얼마나 압도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강원의 점유율은 41.6%에 불과했다. 대신 공격 진영 패스의 비율이 31.2%에 달했다. 중앙 지역은 51.8%였고, 수비 진영 패스는 단 17%에 불과했다. 높은 지역에서 볼을 소유했다는 의미다. 반면 광주는 공격 진영 패스 비율이 4.2%에 머물렀으나 수비 진영 패스는 56.1%에 달했다.

경기 평균 위치를 보면 강원은 센터백 두 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가 모두 하프라인 위로 넘어가 있다. 이와 달리 광주는 누구도 하프라인 위로 온전히 넘어가지 못했다. 경기 양상을 가늠할 그림이다.
정 감독은 첫 승리가 없어 위기에 몰린 상황을 전술가적 면모로 정면 돌파했다. 이번시즌 강원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빌드업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갖췄는데, 압박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로 경기를 지배했다. 앞으로 상대, 상황에 따라 다채로운 전술 변화를 모색하게 됐다. weo@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