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7일 삼성전 QS급 호투
속구는 평균 시속 130㎞대
변화구 자유자재 구사
좌타자 몸쪽 찌르는 체인지업 일품

[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 기자] 확실히 스피드는 예전만 못하다. ‘경험’이 이를 커버하고도 남는다. 다양한 구종을, 다양한 코스로 던진다. 결과는 호투다. 대투수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 KIA 양현종(38)이 주인공이다.
양현종은 올시즌 2경기 9.2이닝, 1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 중이다. 아직 승리가 없다. 대신 속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첫 등판이 1일 잠실 LG전이다. 4이닝 3실점으로 주춤했다. 두 번째 등판이 7일 광주 삼성전이다. 5.2이닝 1실점 퀄리티스타트(QS)급 호투다. 첫 경기 아쉬움을 제대로 털어냈다.

속구 스피드는 빠르지 않았다. 평균 시속 138㎞다. 가장 느린 공은 시속 134㎞다. 비중은 꽤 높았다. 총 91구 가운데 39개가 속구다. 42.9%에 달한다. 제구가 됐다. 상하좌우 ‘쏙쏙’ 들어갔다. 이 정도 구속으로도 충분했다.
그리고 변화구다. 체인지업 26개, 슬라이더와 커브 13개씩이다. 상대 타자의 마음을 읽고 던지는 듯했다. 카운트도 잡고, 헛스윙도 유도했다.

주목할 점은 체인지업이다. 좌투수의 체인지업은 대체로 우타자 상대용인 경우가 많다. 속구처럼 가다가 떨어지거나, 흘러 나간다. 류현진(한화)이 KBO리그와 메이저리그(ML)를 호령한 원동력도 체인지업이다.
양현종은 조금 다르게 쓴다. 좌타자 몸쪽으로 던진다. 속구 궤적으로 가다가 뚝 떨어진다. 마치 종으로 떨어지는 커터 같은 느낌이다. 타자가 낸 방망이는 속절없이 허공을 가른다. 맞더라도 정타가 안 되니 또 파울이다. 카운트 잡기 딱 좋다.

산전수전 다 겪은 투수다. 속구마저 스피드 조절이 가능하다. “마운드에서 던지다 보면, 타자가 안 칠 것 같은 순간이 있다”고 한다. 그럴 때 느린 포심을 밀어 넣어 스트라이크를 잡는다.
나아가 ‘몸쪽 승부’가 되는 투수다. 몸쪽 공략에 애를 먹는 투수가 꽤 많다. 투수에게 강력한 무기인데, 스스로 봉인하고 뛰는 셈이 된다. 양현종은 아니다.

체인지업을 왼손타자 몸쪽으로 구사하니 상대도 대응이 쉽지 않다. 그리고 바깥쪽으로 빠지는 슬라이더나 커브를 뿌리면 된다. 변화구가 되니 속구도 위력이 산다. ‘느려도 괜찮은’ 이유다.
아직 첫 승이 없는 것은 아쉽다. 리드 상황에서 불펜이 승리를 날리고 말았다. 어차피 결과는 선발투수가 통제할 수 없다. 잘 던졌다는 것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확실히 ‘대투수’ 걱정은 필요가 없다. raining99@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