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부터 삼연까지 책임진 ‘노장 발레리노의 꿈’
착한 이미지 과감히 탈피…강인한 76세의 용기 있는 도전
오는 1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공연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나빌레라’가 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2019년 초연부터 2021년 재연까지, 늦은 시작과 흔들리는 청춘이 한 무대 위에서 서로의 시간을 배우는 서사로 당시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던 작품의 화려한 귀환이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드라마의 중심인물이자 서울예술단 간판 배우 최인형(본명 최정수·50)의 ‘미라클 덕출’도 또다시 빛을 향해 날아오른다.
‘나빌레라’는 다음 웹툰 인기작인 HUN 작가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의 여정에서 꿈과 도전, 세대를 넘은 우정, 사랑과 믿음의 가족애를 따뜻하게 그려낸다.
극 중 최인형은 기억을 잃어가는 암흑의 터널에서 발레리노를 꿈꾸는 76세 ‘덕출’을 연기한다. 초연부터 세번째 시즌까지 같은 역할로서 쌓아온 심리적 내공으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예정이다.

최인형의 삶은 ‘덕출’과 같은 선택의 길을 걷고 있다. 서울예술단 무용단원으로 입단한 그는 노래·연기·춤을 모두 겸비한 배우의 필요성을 깨닫고 오디션에 참여했지만, 당시 “춤이나 제대로 추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창작가무극에 어울리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마침내 주연으로 발탁돼 ‘서울예술단의 기적’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이번 시즌 ‘나빌레라’는 웹툰의 잔잔한 에피소드를 덜어내고 뮤지컬적 접근 방법을 심도있게 담아냈다. 이지나 연출은 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진행된 작품의 프레스콜에서 “공연은 공연의 미덕이 있어야 하기에 이야기의 방향을 ‘덕출’과 ‘채록’에게 좀더 집중했다”라며 “어떻게든 끝까지 자기 인생의 결정을 양도하지 않는 인물을 그려냈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출의 설명처럼 최인형이 다시 선보일 ‘덕출’은 말 그대로 이번 시즌을 위해 새로 태어난 셈이다. 특히 삼연은 이전 시즌과 달리 원 캐스트로 펼쳐져, 최인형만의 해석에 초점이 맞춰졌다.

‘원조 덕출’인 최인형 역시 이번 구성과 배경에 따른 책임감을 더 크게 느꼈다. 그는 “초연부터 재연까지 원작의 따뜻하고 선량한 양반 같은 인물을 표현했다. 이번 시즌은 이 연출이 캐릭터의 성격을 특별히 바꿔보자고 제안했고, 이에 동의했다”라고 인물 변화의 움직임을 소개했다.
그는 “시즌을 거듭하면서 작품의 비극성을 착하게만 받아들이는 인물보다 재치 있고 꼰대 기질이 좀 더 있는 전형적이지 않은 인물로 표현하려고 연구했다”라고 연습 과정을 설명했다.
늦은 나이에 스스로 선택한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인물이지만,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이는 설렘과 용기를 잃지 않는 강인한 ‘덕출’로 재탄생한 것이다. 여기에 세대 불문 응원의 메시지도 담아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의 깊이를 더했다.
최인형은 “노령화, 청년 취업난에 대한 고민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고통받거나 힘들어하는 많은 분에게 힘이 될 것”이라며 “‘나빌레라’가 계속 나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익숙한 이야기에서 삶을 대하는 태도를 찾아가는 ‘나빌레라’는 오는 1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