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순록이는 절대 느끼하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 시즌3’가 유미(김고은)와 순록(김재원)의 해피엔딩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시즌 흥행의 분수령은 원작 팬들이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인 순록의 실사화였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재원은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고 고백하면서도, 순록처럼 수줍게 웃었다. 그 무거운 왕관을 쓰고 결국 열연해낸 김재원은 작품이 끝난 지금도 여전히 순록의 세포가 살아 숨쉬고 있었다.

“주변에서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목소리가 많았기에 촬영 전부터 더 철저히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특히 로맨스 연기를 하며 가장 경계한 점은 ‘절대 느끼해지지 말자’는 거였어요. 느끼함과 설렘은 정말 한 끗 차이거든요. 순록에게는 세포들이 있기에, 저는 최대한 담백하게 표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김재원의 전략은 적중했다. 안경 하나로 극과 극을 오가는 순록의 비주얼을 완벽하게 재현했고, 8부작이라는 압축된 분량 속에서도 순록 특유의 매력을 원작 팬들에게까지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그 비결의 중심은 선배 김고은과의 호흡이 있었다. 실제로는 10세 연상인 김고은은 로맨스 베테랑답게 신예 김재원을 ‘유미의 세포들’ 속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였다. “과장 없이, 제 인생에서 이렇게 연기 잘하는 선배와 함께할 수 있을까 싶었다”는 말처럼, 김재원은 인터뷰 내내 존경심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남주인공으로 작품을 이끌어가는 건 처음이라 책임감이 컸는데, 누나를 보며 주연 배우로서 중심점을 잡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어요. 전작 ‘레이디두아’의 습관 때문에 제 말투가 날것처럼 튀거나 할 때에도 누나가 방향을 잡아줬죠. 연기는 액션과 리액션이라고 생각하는데, 누나는 눈빛만 봐도 그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저 역시 리액션이 절로 나왔습니다.”

“후회 없는 선택을 하라”는 조언 때문일까. 김고은이 그랬던 것처럼, 김재원 역시 배우로서 도전의 길을 걷겠다는 각오다. 순록으로 폭발적인 사랑과 인기를 얻었음에도 벌써 다음 변신을 갈구하고 있다.
“배우를 시작한 이유는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였습니다. 로맨스가 잘됐다고 해서 안정적인 길만 선택하는 건 제 가치관과 맞지 않아요. ‘레이디두아’에서 첫사랑 이미지를 깨부수는 역할을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예요. 작품마다 얼굴을 갈아끼우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때 걔가 얘였어?’라는 반응을 들을 때 가장 행복하거든요.”

차분한 얼굴로 “아직 제 연기는 아쉬움이 많다”고 스스로를 냉정하게 평가하지만, 김재원의 내면은 연기를 향한 열정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다. 인기가 높아질수록 팬들을 향한 마음이 깊어지는 것 역시 그 뜨거운 사랑 세포 때문이다.
“‘뮤직뱅크’ MC를 맡으며 출퇴근길에 팬분들과 소통할 기회가 많아졌어요. 그때 느끼는 건 ‘팬분들이 안 계시면 저라는 배우는 존재할 수 없구나’ 하는 거예요. 누군가를 조건 없이 사랑해준다는 건 대단한 일이잖아요. 절대 안일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어떤 것에도 휩쓸리지 않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roku@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