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달콤하고 낭만적인 ‘세레나데(Serenade)’ 앞에 묵직한 ‘헤비(Heavy)’가 붙었다. 가벼운 설렘을 지나 확신으로 묶인 사랑을 말한다. 데뷔 후 커리어 하이에 도달한 엔믹스(NMIXX)가 팬덤 엔써(NSWER)를 향해 부르는 밀도 높은 고백을 전한다.

엔믹스가 11일 다섯 번째 미니 앨범 ‘헤비 세레나데(Heavy Serenade)’를 발매하고 화려하게 귀환했다. 지난해 10월 첫 정규 앨범 타이틀곡 ‘블루 밸런타인(Blue Valentine)’으로 멜론 톱100 1위, 음악방송 10관왕 등 자체 최고 성적을 거둔 지 약 7개월 만이다. 멤버 규진의 말처럼 “과분한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더 넓어진 음악적 스펙트럼을 담아낸” 결과물이다.

사랑의 과정과 관계의 성숙이 이번 신보의 뼈대다. 첫 커리어 하이 직후의 컴백은 성적 유지에 대한 압박감으로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기 쉽다. 하지만 엔믹스는 오히려 그 부담감을 완성도를 높이는 ‘동기부여’로 치환했다.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덕분에 더 열심히 준비할 수 있었다”는 설윤의 고백과 “타이틀곡은 그 존재가 무엇이든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노래”라는 해원의 설명에서 영리한 접근 방식이 엿보인다.

타이틀곡 ‘헤비 세레나데’는 트랜스, 애시드, 드럼앤베이스 등 강렬한 전자음악 요소를 팝에 정교하게 녹여낸 ‘믹스 팝’이다. 자칫 난해할 수 있는 사운드 위에 싱어송라이터 한로로의 서정적인 노랫말이 얹어졌다. “날 깨뜨려서 만들래 단 하나뿐인 부케”라는 가사처럼, 여린 자아를 깨고 타인을 품어내는 사랑의 깊이를 노래한다.

“새롭고 설레기보다, 함께 걸어온 길이 같아 관계가 훨씬 깊고 무거워졌다”고 배이가 전한 대목에서 이번 세레나데가 단순한 남녀 간의 러브송을 넘어, 오랜 시간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팬덤 엔써와의 묵직한 연대기에 대한 찬가임을 짐작하게 한다.

음악적 자생력 역시 한층 단단해졌다. 릴리와 배이가 각각 ‘크레센도(Crescendo)’, ‘라우드(LOUD)’, ‘디프런트 걸(Different Girl)’ 등의 작사에 참여하며 자신들의 언어로 메시지를 만들었다. 또한 컴백 전 공개된 전곡 ‘아카펠라 하이라이트 메들리’가 눈길을 끈다. 화려한 퍼포먼스나 기계음의 포장 없이 오직 여섯 멤버의 목소리만으로 화음을 쌓아 올린 이 콘텐츠는 ‘육각형 걸그룹’이라 불리는 엔믹스의 뚝심을 보여준다.

릴리는 “멤버들이 작사에 참여해 조금 더 직접적으로 저희의 감정을 표현해 봤다”고 했고, 해원은 “엔믹스의 목소리는 어떤 장르와도 잘 어울리는 카멜레온 같은 보컬”이라고 자평했다.

엔믹스의 매력은 이미 글로벌로 뻗어나갔다. 작년 11월 국내 아레나 전석 매진을 시작으로 전개된 첫 월드투어, 그리고 브라질 상파울루 카니발과 칠레 비냐 델 마르 페스티벌 등 남미 초대형 음악 축제에서의 활약은 이들의 라이브 퍼포먼스를 완성형으로 끌어올렸다. 언어의 장벽을 부수며 과감해진 무대 장악력은 오는 6월부터 시작될 아시아 투어에서 더욱 폭발할 전망이다.

“엔믹스의 성장은 한계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는 막내 규진의 당찬 각오처럼, 한없이 팽창하는 무의 세계 믹스토피아 안에서 엔믹스는 흔들림 없이 항해 중이다. 봄과 겨울, 두 계절의 공기를 모두 품은 이들의 묵직한 세레나데가 마침내 K팝 신을 매료시킬 준비를 마쳤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