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동석 기자] 키움 히어로즈는 흔히 ‘젊은 팀’으로 불린다. 얇은 선수 층 탓에 신인들에게 기회가 빨리 돌아오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지금의 키움을 지탱하는 것은 타 팀에서 밀려나거나 방출의 아픔을 겪고 모인 ‘베테랑’들의 투혼이다.
◇ “실력이 나이보다 앞선다”… 안치홍과 최주환의 증명

안치홍과 최주환은 2차 드래프트라는 시스템이 낳은 최고의 결과물이다. KIA, 롯데, 한화를 거친 안치홍은 36세의 나이에도 0.294의 타율을 유지하며 클러치 상황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가 됐다. 최주환 역시 선구안을 회복하며 자기 스윙을 되찾았다. 이들이 터뜨리는 홈런은 단순한 1점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패배 의식에 젖을 수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 서건창의 복귀와 ‘출루의 미학’
지난해 방출의 아픔을 겪고 ‘친정’ 키움으로 돌아온 서건창의 가세도 반갑다. 기록적인 안타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살아 나가려는 의지’다. 기습번트를 대고, 공을 끝까지 골라내며 진루에 목숨을 거는 베테랑의 뒷모습은 그 어떤 훈계보다 강력한 교육이다. 키움의 어린 야수들에게 서건창의 발야구와 안치홍의 집중력은 살아있는 교과서와 다름없다.
◇ 꼴찌 탈출의 열쇠는 ‘신구 조화’
야구는 결국 점수를 내는 게임이다. 키움이 현재 10위에 머물러 있지만, 최근 선두 KT를 상대로 보여준 끈질긴 접전은 예사롭지 않다. 베테랑들이 판을 깔아주고 리드할 때, 비로소 신인들의 잠재력도 폭발할 수 있다. 안치홍이 말한 “나부터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팀 전체로 번질 때, 키움의 순위표는 비로소 위를 향할 것이다. white21@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