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베니스의 상인’서 전 회차 원 캐스트로 무대 올라

세월 지운 젊고 강한 연기 열정…배우로서의 책임감 ‘든든’

7월8일부터 8월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서 공연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대한민국 연극계의 살아있는 전설, 배우 신구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극 ‘베니스의 상인’을 무대화한 작품에 오른다. 올해 90세 연로한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연극에 대한 열정을 무대 위에서 불태울 예정이다.

신구는 12일 서울 대학로 NOL 서경스퀘어 스콘 1관에서 진행된 연극 ‘베니스의 상인’ 기자간담회에서 3만 관중을 모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연극 ‘베니스의 상인은 셰익스피어의 가장 논쟁적인 희극을 살아있는 무대언어와 역동적인 전개를 중심으로 서사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셰익스피어 특유의 재치 있는 언어와 유희, 희극의 정교한 구조에서 법과 자비, 계약과 인간 사이의 충돌을 드러낸다.

극 중 신구는 베니스의 법과 질서를 상징하는 ‘공작’ 역을 연기한다.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박근형 분)’과 치열한 법정 공방의 중심에서 극의 균형을 잡는 인물이다.

이번 작품에서 신구는 박근형과 마찬가지로 전 회차 원 캐스트로 무대를 이끈다.

신구는 현재 연극 ‘불란서 금고’에도 출연 중이다. 평소 걸음이나 청각이 불편한 상황이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는 나이를 잊은 배우로서 진심을 담은 연기를 펼치고 있다. 시간이 흘러도 그가 여전히 기립박수를 받는 가장 큰 이유다.

무대에서만큼은 ‘청춘’을 즐기고 있는 신구는 “나이가 드니까 내 몸도 뜻대로 안 된다. 하지만 내가 연극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연기가 즐겁고 보람이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참여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와 현재의 ‘불란서 금고’는 소극장 규모에서 진행됐다. 이번 작품은 극장의 규모를 넓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진다. 그만큼 동선이 확장되지만, 다행히 신구의 역할은 움직임이 크지 않다고 한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의 추억도 떠올렸다. 신구는 “국립극장이 명동에 있다가 남산 근처로 옮겼을 때 연극 ‘이순신’으로 무대에 올랐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이사 후 극장의 첫 작품이었을 것이다. 그 뒤로도 극단을 통해 꾸준히 무대를 가졌다”라며 “지금 내가 할 일이라서 이번 작품도 선뜻 선택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올해는 ‘베니스의 상인’으로 관객들과 새로운 추억을 쓰려고 한다. 신구는 “서울을 ‘천만 도시’라고 이야기한다. 공연장이 크지만, 만석을 만들려면 3만 명은 와야 하지 않을까? 3만 명 동원이 안 된다는 것이 우습다”라며 “배우들과 함께 어떻게든 객석을 채워보자며 애쓰고 있다. 세월을 이길 수 없지만, 아직 남아있는 힘이 있어 이를 동력으로 삼아 이번 작품도 잘 해내겠다”라고 관객들을 공연장으로 초대했다.

희극으로 시작된 자리에 웃음을 걷고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연극 ‘베니스의 상인’은 7월8일부터 8월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