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호 만루포로 대역전승
김원형 감독은 ‘다른 것’을 봤다
“홈런 앞서 볼넷 2개가 좋았다”
과정이 이래서 중요하다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그야말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역전 결승 만루포가 터졌고, 쐐기 솔로 홈런도 나왔다. 정작 사령탑은 다른 쪽을 봤다. 좋은 결과를 부른 '과정'이 핵심이다. 두산 김원형(53) 감독 얘기다.
김 감독은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6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전에 앞서 "(강)승호가 홈런을 쳐서 이겼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앞이다. 손아섭 안타 이후 카메론과 김인태가 볼넷을 골랐다. 그게 컸다"고 강조했다.
이어 "빠르게 공격해서 결과를 내고 싶지 않았겠나. 끝까지 공을 잘 봤다. 볼넷으로 나갔고, 찬스를 이어갔다. 그런 과정이 너무나 좋았다. 이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날 삼성전 9회초다. 3-7로 뒤진 상황이다. 선두 손아섭이 중전 안타로 나갔다. 다즈 카메론이 초구 스트라이크를 본 이후 볼 4개 얻어냈다. 김민석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대타 김인태가 타석에 섰다. 9구 승부 끝에 볼넷이다. 만루가 됐다.
박찬호가 중전 적시타를 쳐 4-7이 됐다. 이어 강승호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 슬램을 쐈다. 단숨에 8-7 역전이다. 이후 정수빈이 솔로 홈런을 더해 쐐기를 박았다. 9-7 대역전 드라마다.
김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기에 이길 수 있었다’고 의례적으로 말할 수 있다. 내용을 봐야 한다. 끝까지 공을 골랐다. 카메론이 그랬고, (김)인태는 대타로 나가서 볼넷이다.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강승호 홈런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크게 뒤진 팀이 추격할 때 정석이다. 처음부터 큰 것을 노릴 이유가 없다. 4점 뒤져 있다. 솔로포 하나 나와봐야 1점이다. 주자를 모으는 게 중요하다.
특히나 볼넷으로 나가면, 상대 투구수도 늘릴 수 있다. 실제로 삼성 마무리 김재윤은 0.1이닝에 투구수가 24개에 달했다. 두산이 김재윤을 잘 흔들었다는 얘기다. 필요한 것을 했고, '모아놓고 한 방'까지 성공이다. 결과는 역전승이다. 홈런이 결정적이었으나, 그에 버금가는 볼넷 2개도 천금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