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백승관]

독일 라이프치히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회화 작가 남궁솔이 국내 첫 개인전 ‘파랗고 일렁이는(Blue and Waving)’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전시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DIA컨템포러리(디아컨템포러리)에서 5월 30일 개막해 6월 20일까지 이어진다. 개막 당일인 30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는 오프닝 리셉션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랜 시간 천착해 온 ‘잔상(afterimage)’과 감각의 시간성을 화두로 삼는다. 어떤 장면이 시야에서 사라진 뒤에도 감각 안에 남아 있는 빛의 압력, 색의 온도, 공간의 흔들림을 화면 위로 끌어올린 작업들이다. 남궁솔의 그림은 익숙한 풍경처럼 보이지만, 실제 장소를 재현하기보다 기억과 감각 속에 남겨진 인상의 층위에 가깝다.
이 같은 감각은 작가의 성장 환경과 맞닿아 있다. 강원도 춘천에서 자란 그에게 산은 단순한 자연이 아니라 인간을 압도하면서도 동시에 감싸 안는 존재였고, 작품 속 깊고 침잠한 공간감과 푸른색의 울림은 이러한 기억에서 비롯됐다.
작가는 캔버스를 직접 짜는 일부터 작업을 시작한다. 사전 드로잉 없이 하나의 색에서 출발한 화면은 가까이 다가가 그리고 다시 멀어져 바라보는 반복 속에서 천천히 형태를 얻는다. 여러 날에 걸쳐 쌓이는 얇은 색의 층이 화면 안에 공기와 깊이, 느린 진동감을 만들어낸다. 그에게 ‘흐림’은 약함이 아니라, 보는 시간을 더 길게 머물게 하는 회화적 장치다.

이번 출품작에는 작가가 한국 방문 중 다시 마주한 풍경에서 출발한 작업도 포함됐다. 속초 동명항에서 오랜 시간 동해를 바라본 경험이 대표적이다. 작가는 이에 대해 “큰 바다를 눈에 심어 놓으면 자잘한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자신의 회화를 “확실하게 불확실한 감각을 잡는 행위”라고 규정하며, 모든 과정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이런 그림이 내게 왔구나” 하고 화면을 마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시 제목 ‘파랗고 일렁이는’은 이런 작업 태도를 압축한다. ‘Blue’가 감각의 깊이와 정서를, ‘Waving’이 고정되지 않은 이미지와 끊임없이 흔들리는 시간의 흐름을 드러낸다. 끝없이 생산·소비되는 이미지 환경 속에서, 작가는 오히려 ‘천천히 바라본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질문한다.
1991년생인 남궁솔은 드레스덴 조형예술대학(HfBK Dresden)에서 순수미술 디플롬 과정을 졸업하고 동 대학 마이스터슐러 과정을 마쳤다. DAAD 외국인 학생 장학금, 작센 주립 마이스터슐러 장학금 등에 선정됐으며, 2025년에는 독일의 권위 있는 신진미술상 ‘융어 베스텐(Junger Westen)’ 파이널리스트로 레클링하우젠 쿤스트할레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그의 작품은 작센 주 의회, 드레스덴 국립미술관 쿤스트폰즈 컬렉션 등에 소장돼 있다.
전시를 주최하는 DIA컨템포러리는 싱가포르와 서울을 기반으로 동시대 미술을 소개해 온 갤러리로, 2024년 서울 삼청동에서 출발해 한남동으로 거점을 옮겼다.
전시 문의는 DIA컨템포러리(02-2235-2822)로 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