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솔트레이크시티=김용일 기자] 트리니다드토바고전 대승 환호도 잠시, 축구대표팀 ‘홍명보호’가 다시 부상 악령과 마주했다. 발바닥 부상으로 쓰러진 센터백 조유민(알 샤르자)이 끝내 월드컵 꿈을 접고 중도 낙마했다. 우려한 부상 변수가 최종 모의고사 첫판에서 발생했다.

축구대표팀 관계자는 1일(한국시간) 사전 캠프지인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있는 국내 취재진에 ‘조유민은 병원 검진 결과 우측 발바닥 족저근막 기시부 부분 파열 부상으로 전치 8주의 진단을 받았다’며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체 발탁은 현재 대표팀에 (훈련 파트너로) 소집된 조위제(전북 현대)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조유민은 전날 솔트레이크시티 인근 프로보의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트리니다드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대비 A매치 평가전에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격했다. 그런데 후반 초반 상대 돌파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오른 발목 부위를 삐끗하며 쓰러졌다. 별다른 충돌 없이 공을 빼앗았는데, 발에 이상을 느꼈다. 손을 들어 벤치에 신호를 보낼 정도였다.

고통을 호소하며 한동안 일어나지 못한 조유민은 의무진으로부터 치료받다가 업혀 그라운드를 떠났다. 후반 9분 박진섭(저장)과 교체돼 물러났다. 그가 벤치로 향할 때 일부 동료는 “발바닥이냐”며 묻기도 했다. 최근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걸그룹 티아라 출신 멤버 소연과 부부 연을 맺어 화제가 된 조유민은 그해 겨울 파울루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아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했다.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에 교체 출전하며 월드컵 데뷔전까지 치렀다. 이후 한동안 A대표팀과 멀어졌는데 2024년 9월 홍명보 감독이 부임한 뒤 꾸준히 소집됐다. A매치 19경기를 뛴 그는 홍명보호에서만 12경기를 소화했다. 붙박이 주전은 아니나, 속도와 예리한 태클 능력으로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는 홍 감독의 신임을 얻었다.

1996년생인 그는 ‘수비의 핵’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비롯해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울버햄턴) 등 대표팀 내 동갑내기 주력 세대와 다시 월드컵 무대를 바라봤다. 조유민은 친구, 선후배를 가리지 않고 붙임성이 좋아 대표팀에서 분위기메이커 노릇도 한다. 전날 황인범은 “좋아하는 친구여서 (부상 상태가) 더 많이 신경 쓰인다”며 “월드컵을 앞두고 상심이 얼마나 클지 상상하기조차 힘들어 해줄 말이 없더라. 검사 결과가 괜찮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모두의 바람과 다르게 불의의 부상으로 조유민은 사전 캠프지에서 짐을 싸게 됐다.

트리니다드전을 마친 태극전사는 이날 휴식일로 외출 등 개인 일정을 보냈다. 그런데 조유민의 검진 결과를 접한 뒤 대거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그나마 트리니다드전에서 상대 거친 태클에 오른 발목을 다친 배준호(스토크시티)의 상태는 심각하지 않다. 대표팀 관계자는 “배준호는 부상 부위를 살피면서 훈련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월드컵 조별리그 1,2차전이 열리는 고지대 환경(1571m 과달라하라)을 고려해 솔트레이크시티(1460m) 일대에서 담금질 중인 한국은 4일 엘살바도르와 마지막 평가전을 치르고 결전지에 입성한다. 전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마지막 기회이나, 부상을 예방하는 것도 내용·결과만큼이나 중요해졌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