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솔트레이크시티=김용일 기자] 트리니다드토바고전의 알찬 수확 중 하나는 ‘코리안 지단’ 황인범(페예노르트)의 실전 감각 회복이다.
황인범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프로보의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끝난 트리니다드토바고와 A매치 평가전(한국 5-0 승)에서 후반 17분 이한범 대신 교체투입돼 30분여 뛰었다.
지난해 아킬레스건, 종아리 부상을 연달아 입은 그는 올 초 정상 궤도에 진입했지만 3월 소속팀 경기 중 오른 발목 인대를 다쳤다. 홍명보호의 유럽 원정 2연전에 불참했다. 애초 월드컵 본선에 참가해도 조별리그 초반 일정을 소화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따랐다. 그러나 불굴의 의지로 국내에서 재활 치료를 거치며 이르게 실전에 돌아왔다.
30분을 뛰었지만 존재 가치는 명확했다. 한국이 2-0으로 앞선 후반 20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이동경을 향해 중원에서 특유의 송곳 같은 침투 패스를 건넸다. 이후 이동경의 왼발 아웃프런트 크로스를 거쳐 조규성이 헤더로 득점에 성공했다.
황인범은 쐐기포의 기점이 되는 패스 뿐 아니라 반 박자 빠른 타이밍으로 중원을 제어, ‘대체 불가 자원’임을 입증했다. 홍명보 감독도 경기 직후 “확실히 중원에서 (황인범의) 지배력은 누구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좋다”고 극찬했다.
황인범은 “경기 감각을 올리는 데 소중한 30분이었다. 호흡을 한 번 트였으니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또 주목할 건 홍명보호의 또다른 과제 중 하나였던 ‘황인범의 파트너’ 실험. 지난해 박용우, 원두재 등 황인범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정통 수비형 미드필더가 부상으로 연달아 이탈하면서 홍 감독의 고심이 커졌는데, 트리니다드를 상대로 ‘베테랑’ 이재성(마인츠)을 짝으로 기용했다.
대표팀에서 주로 왼쪽 측면 공격수 또는 섀도 스트라이커로 뛴 이재성은 소속팀 마인츠에서 중원 자원으로 활약한 적이 있다. 활동량이 많고 수비력도 지녀 3선까지 내려와 마당쇠처럼 누비기도 한다. 본선에서 기동력이 핵심인 가운데 이재성의 장점을 극대화하면 약점인 허리진을 강화하는 데 들어맞을 것으로 여겼다.
그는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돼 45분을 소화했다. 패스 성공률 91%(56회 시도 51회 성공)를 비롯해 수세 시에도 볼 회수 3회 등 제몫을 했다. 황인범은 “재성이 형과 중원에 선 건 처음이지만, 8~9년간 대표팀에서 많은 경기를 함께 했다”며 “워낙 주변 선수를 잘 도와주고 편하게 해준다. 서로 말하지 않아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잘 안다”고 만족해했다.
‘패서’ 노릇을 하는 황인범과 ‘두 개의 심장’ 이재성이 유럽 무대 경험을 앞세워 중원에서 시너지를 내면 홍명보호의 색다른 엔진이 될 법하다. 오는 4일 엘살바도르와 마지막 평가전에서 재가동돼 명확한 경쟁력을 뽐낼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