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 우승반지 보유’ 김병현, 韓야구 진단

졸업 직후 미국행 vs KBO 거쳐 진출

‘부산고 오타니’ 하현승 국내 잔류 선언

“저변 침체…日 부러울 때 많아” 쓴소리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저변이 많이 침체했는데, 야구인들이 분발해야 할 것 같다.”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ML)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는 손에 꼽힌다. ML 월드시리즈(WS) 우승 반지를 낀 김병현(47)은 “피지컬은 확실히 좋아졌다”면서도 “이 결과치로 미국에 진출하기엔 의문이 들었다”고 한국 야구의 현실을 진단했다.

한국 야구는 고교 졸업 직후 미국행을 택하는 유망주와 KBO리그를 거쳐 빅리그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이 공존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엔 투타에서 빼어난 활약으로 ‘부산고 오타니’로 불리는 2027 신인드래프트 최대어 하현승이 국내 잔류를 선언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ML 러브콜을 받았던 박준현 역시 해외 진출을 고사하고 올해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더 이상 미국 진출이 낯선 일이 아닌 시대가 됐다. 동시에 한국 야구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최근 김병현은 ‘MLB 브렉퍼스트 클럽’ 행사에서 빅리거를 꿈꾸는 유망주들을 두고 “얼마 전 이마트배에서 하현승과 엄준상(덕수고), 박찬민(광주일고)을 한 번씩 보고 왔다”며 “이젠 세계 대회를 나가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피지컬이 좋아졌다. 다만 야구인들과 선배들이 분발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체적으로 저변이 위축돼 있다”고 짚었다.

장밋빛 전망보다는 현실을 직시했다. 김병현은 “활기 있게 플레이하는 모습은 좋다”면서도 “야구인 관점에서는 ‘과연 우리가 세계적인 무대에서도 성적을 낼 수 있을까’ 싶었다. 나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 2학년 때 진출했는데, 그땐 확신이 있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이 선수들을 보면서도 그때의 나처럼 확신이 들까 생각하게 됐다”며 “물론 국내에서는 1등을 할 수 있다. 평균자책점 1~2점대 투수도 나오고, 타율 3할에 홈런을 치는 타자도 있을 수 있다. 그 결과치만으로 미국에 가는 건 다른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병현의 우려는 최근 국제 무대 부진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싶진 않지만, 고등학교 선수들의 ML 진출을 논하기 전에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얼마나 좋은 선수들을 잘 키울 수 있느냐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ML 경기를 중계하다 보면 일본이 부러울 때도 굉장히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뿐만 아니라 (박)찬호 형, 선동열 감독님, 최동원 감독님 같은 선수들을 키워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으면 한다”며 “무엇보다 고교 선수들의 미국행은 어느 팀을 선택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