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문학=이소영 기자] “웬만하면 선수들 연습하는 거 안 보려고 피했어요.”
길었던 연패 기간만큼이나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다. 천신만고 끝 13연패에서 탈출한 SSG 이숭용(55) 감독은 “누구보다 선수들이 가장 힘들었을 것”이라며 “나 역시 4㎏ 정도 빠진 것 같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감독이 이끄는 SSG는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2026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과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전신 SK 시절을 포함해 구단 최단 연패 기록이 ‘13’까지 늘어났지만, 전날 필승조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지난달 16일 문학 LG전 이후 무려 18일 만이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연패 기간 몸이 안 좋았다. 선수들도 서로 눈치도 보고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극적으로 이긴 만큼 이제부터가 더 중요할 것 같다. 더 잘 준비해서 조금씩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상위권 경쟁을 펼치던 SSG는 투타 엇박자 속 속절없이 무너졌다. 구단 최다 연패 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5월에만 20패를 당하며 KBO리그 월간 최다 패 공동 2위라는 불명예까지 떠안았다.
다만 사령탑은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이 감독은 “데이터를 확인하고 기용했는데도 엇박자가 났다”며 “감독도 사람인지라 고민도 많이 됐다. 다만 선수들을 더 믿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고 자책했다.

경기 직후 오태곤을 비롯해 몇몇 선수들이 눈물을 훔쳤다. 이 감독은 “내 자신은 물론, 팀도 전체적으로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됐다”며 “경기도 참 안 풀렸고, 선수들이 우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안 좋았다. 모두 감독 책임이기 때문”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동안 웬만하면 선수들과 안 마주치려고 했다”며 “연습하는 모습도 안 보려고 피했다. 코치진과 할 수 있는 건 다 시도했는데 뜻처럼 되지 않았다. 새삼 1승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좌절하기엔 이르다. 이 감독은 “나와 코치진이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선수들도 그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본다. 냉정하게 보되, 천천히 갈 생각”이라며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2연승을 노리는 SSG는 키움 선발 배동현을 맞아 정준재(2루수)-오태곤(우익수)-최정(1루수)-김재환(지명타자)-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전의산(1루수)-김성욱(중견수)-조형우(2루수)-홍대인(유격수) 순의 타순을 짰다. 선발투수는 최민준이다. ssho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