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열
PGA투어닷컴은 노승열을 현대토너먼트에서 주목해야할 선수 중 한 명으로 지목했다. 제공 | KPGA


남의 잔치에 안방만 내주는 꼴이 되지 않을까.
올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골프 이벤트 중 가장 큰 행사는 10월 인천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The Presidents Cup)이다.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유럽 선수 제외)이 맞붙는 프레지던츠컵은 전세계 골프팬이 주목하는 특급 이벤트. 하지만 한국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 정작 한국 선수의 출전이 불투명해 골프계가 걱정에 빠졌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세계연합팀과 미국팀의 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을 올해 10월 8일부터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개최한다. 프레지던츠컵은 전 세계 225개국, 10억 가구에 30개 언어로 중계되는 특급 이벤트이며. 개최국 행정 수반(대통령·총리)이 명예의장(Honorary Chairman)을 맡는 관례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도 명예의장을 수락한 상태다.

프레지던츠컵의 참가자격은 최근 2년간 성적으로 매겨지는 세계랭킹에 따라 정해진다. 한국이 속한 세계 연합팀은 대회 직전 세계 랭킹 상위 10명과 단장 추천 선수 2명 등 12명이 출전한다. 미국 선수들을 제외한 랭킹을 감안하면 적어도 50위권 내외에는 들어야 선발이 가능하는 계산이다. 그런데 한국선수들은 아직까지 아무도 5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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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문은 세계랭킹 83위로 한국선수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라있다. 제공 | 캘러웨이


현재 한국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배상문이 83위다. 노승열은 105위로 처져있다. 이어 김형성이 108위, 최경주가 117위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선수 선발은 오는 5~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만 이대로라면 사실상 출전이 어렵다.

그나마 랭킹이 가장 앞서있는 배상문은 최근 병무청으로부터 국외여행 연장 불가 통보를 받은 복잡한 상황에 놓여있다. 좋은 성적을 올려 상위권으로 점프를 하더라도 군 문제가 해결돼야 출전이 가능하다. 100위권 밖에 있는 선수들은 한 두번씩은 우승컵을 들어올려야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프레지던츠컵에 3차례 출전 경험이 있고 인터내셔널팀의 수석부단장을 맡고 있는 최경주는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에 한국선수가 출전할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함께 열심히 해서 꼭 출전권을 따내자”고 후배들을 독려하고 있다.

배상문과 노승열은 10일부터 하와이에서 열리는 올해 첫 PGA투어 대회에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 출전,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둘다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다면 남은 시간동안의 발걸음이 한결 수월해진다. 공식사이트인 PGA투어닷컴은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의 파워랭킹을 발표하면서 배상문을 8위에 올렸고, 노승열을 이번 대회서 주목해야할 선수 중 한 명으로 지목하고 있어 기대감도 높다. 다행히 톱 랭커들이 1월 말부터 시작되는 미국 본토 대회에 일정을 맞춰 이 대회에 대거 불참했기 때문에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과연 현대 토너먼트은 프레지던츠컵 출전을 다짐하는 한국선수들에게 서광을 보여줄 수 있을까.
유인근기자 ink@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