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 공정성·신뢰도 확보 차원 올시즌 도입
시행착오 등 거쳐 안정화 단계, 선수도 만족
최병복 경기위원장 “경기 흐름 유지에 도움”
챔피언조 중심에서 전체 확대 의지도 내비쳐

[스포츠서울 | 양산=장강훈 기자] 한국프로골프(KPGA) 협회가 지난달 제45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벌어진 최악의 오심을 예방한다. 완벽하진 않지만, 경기위원이 선수들과 나란히 걸으며 판정 공정성 확보에 신경쓰고 있다.
KPGA는 제69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6억원) 최종라운드가 열린 7일 ‘워킹 레프리’ 제도를 소개했다. 시즌 개막 때부터 시행했는데,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안정화했다.
워킹 레프리는 말그대로 경기위원이 걸으면서 경기를 지켜본다는 의미다. KPGA측은 “경기위원은 대회별로 7명(위원장 포함)이 배정된다. 경기위원 한 명이 많게는 4개홀 가량 관장하는데 이전에는 카트를 타고 이동했다”며 “최병복 위원장이 선임된 이후 시스템을 바꿨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판단이 필요한 상황을 즉각 대응할 수 있다. 선수들이 경기 흐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제도”라고 소개했다. 최 위원장은 2014년부터 경기위원으로 활동했다. 상황이 벌어진 뒤 경기위원이 해당 장소에 도착하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경기 흐름뿐만 아니라 판정 공정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경기 위원 수가 많지 않아 대회 3, 4라운드 챔피언조를 중심으로 워킹 레프리 제도를 시행한다. 최 위원장은 “수년간 챔피언조를 지켜봤더니 우승 경쟁이 치열할수록 경기 지연이나 애매한 상황이 벌어진다. 이럴 때 자칫 경기 흐름이 끊길 수 있어 챔피언조를 중심으로 제도를 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남 양산에 있는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7109야드)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이상선·유진복 경기위원 팀장이 걷고 있다. 이 팀장은 “선수들 가까이에 있다보니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유 팀장은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선수들도 만족한다. 워킹 레프리가 지켜보는 조는 손만 들면 경기위원이 다가온다. 분실구나 아웃오브바운즈(OB) 같은 현장 확인이 필요할 때도 경기 위원이 함께 지켜봤으므로 공정한 판정이 가능하다. 판정 신뢰도는 심리적 안정으로 이어진다. 경기 흐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경기위원회 주장을 선수들도 인정하고 있다.

과제도 있다. 경기 위원을 더 늘려야 한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디오픈 챔피언십을 포함한 주관대회에 대규모 심판진을 운영한다. 디오픈에서는 모든 조에 워킹 레프리가 동행하고, 필요할 경우 로버나 수석 레프리가 정확한 판단을 위해 지혜를 모은다.
최 위원장은 “해외에서는 있는 제도이지만 KPGA투어는 인력 한계 등으로 시행하지 못했다. 젊고 기동성 있는 경기위원을 육성해 판정 신뢰도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