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사포판=김용일 기자] “월드컵은 축구 선수의 꿈의 무대다. 2014년 (감독으로) 참가해 실패했지만 그간 많은 경험을 토대로 이번 월드컵을 잘 준비했다. 선수들이 신나게 할 분위기를 만들었다(홍명보 감독)”
“감독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어릴 때부터 꿈꾸던 월드컵을 다시 뛰게 돼 기쁘다. 선수들과 필요 이상으로 열심히 했다. 내일 결과로 꼭 나왔으면 한다.(손흥민).”
2014 브라질 월드컵 때 손흥민(LAFC)은 대표팀 막내로 첫 월드컵을 경험했으나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수장’ 홍명보 감독 품에 안겨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12년의 세월이 흘렀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등 세계 톱클래스 공격수로 거듭났고 미국에서 선수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그의 팔엔 주장 완장이 채워져 있다. 홍 감독은 행정가(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견문을 넓힌 뒤 울산HD 사령탑으로 현장에 복귀해 팀에 17년 만에 K리그1 우승(2022), 2연패(2023)를 안기며 재기에 성공했다. 과거처럼 카리스마형 지도자에 머물지 않고 코치진과 철저한 분업, 개성이 강한 스타 선수에게 높은 동기 부여를 매기는 매니저형 지도자로 거듭났다.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난맥으로 부임 과정에서 거센 폭풍에 휘말렸지만 2024년 8월 커리어 두 번째 A대표팀 지휘봉까지 품었다. 이전 외인 감독 체제에서 사라졌던 젊은피의 중용 등 대표팀의 신구 조화를 끌어내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지도자 인생의 사실상 마지막 도전. 12년 전 아픔을 함께한 손흥민과 이번엔 기쁨의 포옹을 그린다.
홍 감독은 체코와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하루 앞둔 11일(한국시간) 결전지인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에 있는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대회를 준비하며 소홀함이 없었다. 선수들이 헌신하고 노력하는 모습도 봤다. 쌓아온 시간이 내일 경기에 나오고, 결과까지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석한 손흥민은 ‘커리어 네 번째 월드컵’을 묻는 말에 “네 번이어도 마음가짐은 같다. 월드컵은 어린아이처럼 꿈꾸는 무대다. 카타르 때 좋은 모습(16강 진출)을 보였지만 그 전엔 아픔을 겪었다. 좋은 경기한 것을 생각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홍 감독은 1571m 고지대 아크론 스타디움의 환경을 대비, 미국 사전 캠프부터 철저하게 고지대 훈련을 해온 것을 언급, “처음엔 선수마다 (적응에) 격차가 있었는데 이젠 모두 마음속에 고지대에 적응했다는 안도감과 자신감이 있다”며 “월드컵 개막하는 날 우리가 경기한 건 처음이다. 세계의 이목이 쏠린 텐데, 선수들이 최대한 편안하게 경기에 임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손흥민은 지속해서 ‘팀’을 강조했다. 상대 골잡이이자 ‘레버쿠젠 후배’인 파트리크 시크와 대결을 묻는 외신 기자 말에 “(축구는) 개인 스포츠가 아니다. 좋은 선수여서 우리가 조심해야 하나, 개인의 대결이 아닌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라고 본다. 난 오로지 팀이 어떻게 잘할 수 있고, 내가 어떻게 팀에 도움이 될지만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