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글·사진 | 정선=원성윤 기자] 여름의 눈부신 햇살이 내려앉은 강원도 정선. 백두대간의 웅장한 산세와 화강암 절벽이 어우러진 풍광은 마치 조선시대 거장 겸재 정선의 산수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수채화의 비경을 뽐낸다. 6월이 되면 더욱 짙은 생명력을 뿜어내는 이 청정 고을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전국 최다 웰니스 관광시설 보유지이자, 올해 전국 최초의 ‘웰니스 관광도시’로 거듭났다.
과거 대한민국 산업화의 동력이었던 무연탄을 묵묵히 실어 나르던 낡은 철길은 이제 여행객들의 환한 웃음을 싣고 달리는 레일바이크로 변신했다. 칠흑 같던 갱도에서 땀 흘리던 광부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던 소박한 장터 음식은 세월의 더께를 입고 전국 미식가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K-웰니스’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정선은 낡은 과거를 허물고 ‘치유와 쉼’이라는 새로운 본질을 완벽하게 재구성해 냈다. 다이내믹한 속도감, 고품격 힐링, 그리고 푸짐한 미식이 어우러진 정선의 초여름을 오감으로 체험하고 왔다.
◇ 폐철길의 실존적 부활…구절리역 ‘정선 레일바이크’ 질주



정선 여행의 첫 번째 코스는 구절리역에서 출발해 아우라지역까지 7.2km 구간을 달리는 ‘정선 레일바이크’다. 무연탄을 실어 나르던 정선선의 굽이진 철길이 친환경 관광 레저 시설로 완벽하게 탈바꿈한 현장이다.
페달을 밟고 출발장을 벗어나자마자 탑승객들의 탄성이 터져 나온다. 양옆으로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과 그 아래를 시원하게 흐르는 송천 계곡의 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7.2km라는 거리가 제법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코스 전체가 완만한 내리막길로 이뤄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가벼운 페달링만으로도 시속 15~20km의 상쾌한 속도감을 만끽할 수 있다.
과거 가장 무거운 돌을 나르던 길이 이제는 가장 가벼운 기쁨을 실어 나른다. 짙은 녹음 사이를 가로지르며 온몸으로 부딪히는 초여름의 계곡 바람은 도심의 에어컨 바람과는 감히 비교할 수 없는 근원적인 청량함을 선사한다. 터널 구간에 진입할 때마다 펼쳐지는 이색적인 조명 쇼는 어두운 갱도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찾았던 과거의 기억을 환상적으로 재해석한다.
◇ “진정한 쉼은 삶의 원천”…전국 최대 웰니스 시설과 대자연의 조화



정선이 웰니스 관광도시로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독보적인 인프라에 있다. 국내 최정상급 복합리조트인 하이원리조트를 비롯해 파크로쉬 리조트&웰니스, 로미지안 가든 등 굵직한 웰니스 명소들이 대자연 품에 안겨 있다.
하이원 그랜드호텔 7층에 122평(약 403㎡) 규모로 새롭게 문을 연 ‘밸런스 케어존’은 이러한 진화의 핵심이다. 리조트 업계 최초로 시도된 건강증진 전용 공간인 이곳에는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진단상담실을 비롯해 요가·명상·치유 스튜디오, 야외 가든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특히 리얼PT, 인바디 등 전문 측정 장비를 통해 고객의 신체 밸런스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그 결과값을 바탕으로 삶의 활력을 되찾아주는 수준 높은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해 방문객들의 극찬을 받고 있다.


파크로쉬 리조트는 철저히 ‘숙면’과 ‘휴식’에 초점을 맞춘 공간이다. 다채로운 건강식은 물론, 독서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와 정원 속 글래스하우스는 지친 현대인에게 완벽한 고립과 치유를 선사한다. 인근 가리왕산에는 정상까지 단숨에 오를 수 있는 케이블카가 운영되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감동과 탁 트인 절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이와 함께 정선군은 산림자원을 활용한 거대한 치유의 숲을 그려나가고 있다. 운탄고도 1330 4·5길은 ‘숨’을 키워드로 한 ‘하늘아리’라는 이름표를 달고, 걷는 이들에게 나 자신과 추억을 찾는 시간을 제공한다. 정선읍 병방산 군립공원은 7800㎡ 부지의 하늘꽃광장과 산죽족욕장 등을 갖춘 복합 힐링 산책로로 조성 중이며, 빼어난 기암절벽을 자랑하는 화암면 소금강 일대 역시 2026년까지 1.5km 구간의 생태탐방로를 완공해 일상의 시름을 덜어낼 예정이다.
◇ 삶의 에너지가 넘치는 정선 5일장, 영혼을 살찌우다






자연 속에서 흠뻑 치유를 경험하고 허기가 질 때쯤, 발걸음은 자연스레 ‘정선 5일장(정선아리랑시장)’으로 향한다. 끝자리 2일과 7일에 열리는 5일장은 정선의 넉넉한 인심과 생동감을 가장 날것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좌판마다 쌓인 각종 산나물과 더덕, 황기는 척박한 자연환경을 치열하게 긍정하고 이를 풍요로운 토대로 승화시킨 정선 사람들의 억척스러운 생명력 그 자체다.
이곳의 미식 하이라이트는 단연 정선의 영혼, ‘곤드레밥’이다. 거친 산간 지역의 구황작물이었던 곤드레나물은 이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훌륭한 치유의 식재료(K-웰니스)로 거듭났다. 가마솥에서 부드럽게 삶아낸 곤드레나물을 밥 위에 얹고 들기름과 양념장에 슥슥 비벼 먹으면,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산나물의 풍미가 폭발한다.
여기에 정선의 또 다른 명물 ‘콧등치기 국수’가 곁들여지면 금상첨화다. 찰기가 적은 메밀로 굵게 뽑아낸 탄력 있는 면발이 후루룩 빨아들일 때 콧등을 친다 하여 붙여진 해학적인 이름이다. 시원한 된장 베이스 육수와 아삭한 열무김치의 조화는 초여름의 무더위를 단숨에 날려버린다.
◇ 낭만을 싣고 달리는 웰니스 투어…정선아리랑열차와 시티투어

정선의 다채로운 웰니스 자원들은 잘 짜인 교통망을 통해 여행객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선다. 정선아리랑열차(A-Train)와 KTX 강릉선을 연계한 관광 순환형 정선시티투어 버스는 웰니스 여행의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주말과 5일장 날에 맞춰 운행되는 시티투어버스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행되는 KTX 연계 와와정선 2층 투어버스를 타면 가리왕산 케이블카, 로미지안 가든, 아리아라리 공연 등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더불어 간이역을 활용한 관광 자원화도 눈에 띈다. 정선역, 나전역, 아우라지역을 잇는 16km 철로 구간은 정선 아라리로와 아리랑 고갯길로 조성되며, 나전역 마을투어 열차 등 철도를 매개로 한 새로운 힐링 콘텐츠가 여행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socool@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