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문학=이소영 기자] “전반기 내 자신에게 200점을 주고 싶다.”
우려를 환호로 바꾸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어느새 수비 약점까지 지워낸 한화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28) 얘기다. 그는 “2년 전보다 한국 야구에 관한 지식이 늘었다”며 “팀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100%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화는 28일 문학 SSG전에서 선발의 호투와 장단 10안타를 앞세워 6-3으로 승리했다.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며 시즌 상대 전적도 9승2패로 벌렸다. 같은 날 두산이 패하면서 공동 5위에 올랐고, 5할 승률도 되찾았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단연 페라자다. 3-3으로 팽팽히 맞선 9회초 2사 2·3루에서 조병현의 3구째 속구를 잡아당겨 결승 역전 스리런을 터뜨렸다. 김경문 감독도 “경기 막판 3점 역전포로 팀 승리를 안겨준 페레자를 칭찬하고 싶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경기 후 페라자는 “원하던 결과를 달성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원래 경기 흐름을 잘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앞선 타석에서 제구가 흔들리는 걸 보고 속구를 노려야겠다고 생각했고, 좋은 타구로 연결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몸을 사리지 않는 다이빙 캐치도 인상적이었다. 현재 왼쪽 무릎에 통증을 안고 뛰고 있는 만큼 몸 상태가 온전치 않다. 왼쪽 타석에만 들어서는 이유다. 그는 “오른쪽 타석에서는 불편함이 느껴지는 것만 제외하면 타격이나 수비, 주루엔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비가 갑자기 좋아졌다고 보실 수도 있겠지만, 1년 반 동안 꾸준히 노력해왔다”고 덧붙였다.

아쉽게도 이날 선발 류현진은 노디시전으로 물러났다. 페라자는 “류현진뿐 아니라 모든 동료를 위해 언제든 최선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며 “다이빙 캐치를 포함해 모든 플레이를 하나하나 100%로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한화의 재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2024년 KBO리그에 처음 입성한 페라자는 122경기에서 타율 0.275, 125안타(24홈런) 7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50을 기록했다. 그러나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 불안을 끝내 극복하지 못한 탓에 재계약에 실패했다. 이후 샌디에이고 산하 트리플A에서 활약하며 마이너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고, 올시즌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하루아침에 일궈낸 성장은 아니었다. 그는 “당시보다 한국 문화도 더 잘 알게 됐고, 한국 야구에 관한 이해도도 깊어졌다”며 “홈런을 치겠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든 출루해서 강백호나 문현빈에게 기회를 이어주고, 타점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피지컬적인 부분보다는 멘털적인 부분에서 전반기 스스로에게 200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ssho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