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배우 임수정이 프로듀서란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스크린과 안방극장에서 수많은 캐릭터를 사랑받아온 임수정이 이번엔 배우를 넘어 영역을 확장했다. 영화 ‘그림자 아이’를 통해 첫 프로듀싱에 도전한 임수정은 작품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고, 현장을 세심하게 살피며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림자 아이’는 3년 만에 코마에서 깨어난 수안(박소이 분)이 변해버린 엄마 금옥(임수정 분)과 죽은 언니 수련(유나 분)의 얼굴을 한 소녀 재인(유나 분)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난 1일 개봉했다.

작품의 중심에는 ‘그림자 동화’라는 독창적인 설정이 있다. 수안과 수련, 금옥의 집안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동화는 땅 아래에 사는 그림자가 땅 위의 두 아이를 부러워해 둘 중 하나의 몸을 빼앗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유은정 감독이 직접 창작한 오리지널 동화다.

스크린 위에 펼쳐진 독창적인 세계관 속엔 ‘배우’ 임수정이 아닌 ‘프로듀서’ 임수정의 도전도 함께였다. 당초 엄마 금옥 역으로 먼저 캐스팅됐던 임수정은 이후 투자 유치를 도모하는 과정에서 제작사 대표가 임수정에게 프로듀서로서 참여를 제안하며 성사됐다.

특히 임수정은 프로듀서로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고민은 물론, 주연 배우로서도 아역 배우들이 편안하게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에도 힘을 보탰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두 딸로 출연한 어린 배우들과의 호흡에서도 임수정의 배려가 빛났다. 수안 역의 박소이는 “제가 미처 보지 못한 부족한 부분들을 잘 짚어주시고 알려주셨다. 편안한 현장 분위기를 만들어주셨고, 때로는 정말 금옥 엄마처럼 느껴져 더욱 집중해서 연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재인 역의 유나 역시 “촬영 순서까지 세심하게 배려해 주시는 등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셨다”며 “연기적인 조언을 구할 때마다 진심 어린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고,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임수정은 그동안 ‘배우’라는 영역 안에서도 자신만의 기준을 보여줬다.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오가며 작품의 규모보다 이야기가 가진 힘에 집중해왔고,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작품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그런 시간이 있었던 덕분에 ‘그림자 아이’의 프로듀서 도전 역시 자연스러운 확장으로 이어졌다.

배우의 시선과 제작자의 시선을 동시에 가진 임수정의 참여는 ‘그림자 아이’에 또 다른 힘을 더했다. 단순히 작품에 출연하는 것을 넘어 하나의 영화가 완성되는 과정과 방향성까지 함께 고민하며 작품의 안팎을 채운 것이다.

‘그림자 아이’는 기묘한 세계관 속에서 가족의 상처와 관계의 의미를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그 과정에는 금옥을 연기한 배우 임수정뿐만 아니라 좋은 이야기가 관객에게 닿을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한 프로듀서 임수정의 새로운 가능성이 담겨 있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