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고척=이소영 기자] “나는 항상 이런 사람이구나. 이렇게 돼버렸구나.”
5월 타율 0.145.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날이 늘었고, 자신감도 떨어졌다. LG 천성호(29)는 “팬들에게도 그렇게 인식되는 것 같아서 속상했다”며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잘 준비하면 기회는 다시 온다고 격려해주셨다”고 돌아봤다.
LG는 1일 고척 키움전에서 불펜 총력전과 장단 12안타를 앞세워 10-4 승리를 거뒀다. 두 차례 동점 상황을 맞닥뜨렸지만, 염경엽 감독의 대타 카드까지 적중하며 루징시리즈를 피했다. 같은 날 2위 삼성이 패하면서 격차도 2.5경기 차로 벌렸다. 키움과 시즌 상대 전적도 5승3패가 됐다.

결승타의 주인공은 천성호였다. 4-4로 팽팽하게 맞선 8회초 1사 1·2루. 박해민과 문보경이 연속 볼넷을 골라낸 뒤 대타로 나선 천성호가 1타점 결승 적시타를 터뜨렸다. LG는 이후 3점을 더 보태며 경기 후반 ‘빅이닝’을 완성했다. 염 감독도 “중요한 상황에서 귀중한 한 방을 쳐줬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올시즌 천성호의 타격감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4월 타율 0.361로 순항했지만, 5월엔 타율 0.145까지 떨어졌다. 선발보다 대타로 나서는 날이 더 많아질 정도로 부진이 길어졌다. KT 시절 1군과 2군을 오가며 자리를 잡지 못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좌절감은 더욱 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천성호는 “‘나는 항상 이런 사람이구나’, ‘이렇게 돼버렸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 코치님들께서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고, 다시 잘 준비하면 기회는 온다고 격려해주셨다. 운이 아닌 실력이라는 말씀도 많이 해주셨다”고 밝혔다.

결국 천성호를 버티게 한 건 주변의 격려였다. 천성호는 “감독님께서도 미안하지만 기회는 또 오니까 잘 준비하고 있으라고 조언해주셨다”며 “주변에서 보내주신 믿음이 큰 힘이 됐고, 다시 올라올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령탑의 신뢰도 여전했다. 중요한 승부처마다 천성호를 찾는 이유다. 그는 “예전엔 대타 기회가 왔을 때 놓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했는데, 이젠 시원하게 스윙 세 번 하고 내려오자는 생각으로 임한다”며 “팀이 잘되고 있는 상황이다. 내가 잘하고 팀이 못하면 소용없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만들고 싶었다”고 힘줘 말했다.
한정된 기회 속에서도 올시즌 타율 0.289를 기록하며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천성호는 “이런 기회라도 팀이 이기고 1등 하면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며 “경기 전 형들이 정신 차리자고 얘기했다. 연패도 끊어야 했고, 중요한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ssho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