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위수정 기자] 가수 장윤정의 친모 육 모 씨가 딸의 이름을 내세워 투자 사기를 벌였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현재 소재 파악이 되지 않아 수사가 잠정 중지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한 도피나 잠적이 아니라 육 씨의 이른바 ‘생활 반응’이 수개월째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어 수사당국과 관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JTBC ‘사건반장’은 장윤정 친모 육 씨의 투자 사기 피소 사실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육 씨가 장윤정이 출연했던 TV조선 ‘미스트롯’에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접근해 투자금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육 씨는 절연한 딸 장윤정과 관계를 회복했다며 조작된 메시지 등을 보여주며 안심시켰으나, 약속한 수익금은 돌려주지 않았다. 이후 A씨의 딸이 이를 수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육 씨는 A씨 외에도 다른 피해자에게 같은 수법으로 사기 행각을 벌여 이미 고소를 당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이 불거지자 장윤정 측은 신속하게 단호한 입장을 냈다. 장윤정 측은 지난 수십 년간 모친과 직접 연락을 나눈 바가 절대 없으며, 방송에서 언급된 문자와 투자 이야기는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추가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빠르게 공식 입장을 낸 것이다. 경찰 역시 이번 사건을 장윤정 본인과는 무관한 친모 개인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4월 고소장 접수 이후 육 씨의 행방이 완전히 묘연해졌기 때문이다. 사건을 전한 박지훈 변호사는 “육 씨의 휴대전화 사용이나 카드 사용 내역 등 생활 반응이 전혀 나오지 않아 소재 불명으로 수사가 중지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정말로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도 있고, 아예 타인 명의를 쓰며 숨어 지내고 있을 수도 있지만 현대 사회에서 금융과 통신 흔적이 아예 안 나올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당히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혹시 육 씨의 행방을 아시는 분이 있다면 사건반장이나 경찰로 빨리 제보를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찰 수사 실무에서 이처럼 통신, 금융, 의료 기록 등 한 사람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남기는 디지털·행정적 흔적인 ‘생활 반응’이 전무한 경우는 대체로 세 가지 시나리오로 압축된다. 타인 명의의 대포폰이나 계좌만을 사용하는 경우, 병원이나 대중교통을 전혀 이용하지 않고 외딴 지역이나 종교시설 등에 숨어드는 극단적 잠적, 혹은 이미 사고나 극단적 선택 등으로 사망해 물리적 활동이 멈춘 경우다.

경찰은 피의자의 소재를 도저히 확인할 수 없어 ‘피의자 중지(수사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는 사건 종결이 아니라 단서가 나올 때까지 잠정 보류하는 조치다. 신원이 확인되거나 제보를 통해 검거되면 수사는 즉시 재개된다. 수사기관이 시청자 제보를 강조하고 나선 이유는, 육 씨가 치밀하게 신분을 숨긴 채 유명인의 이름을 앞세워 또 다른 투자 사기를 벌이고 있거나, 혹은 반대로 신변에 이상이 생겨 생사가 위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장윤정과 친모 육 씨는 이미 오래전 인연을 끊은 상태다. 이 잔혹한 가족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2013년이다. 당시 장윤정은 결혼을 앞두고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부친의 건강 악화로 재산을 정리하던 중, 본인이 10여 년간 벌어들인 전 재산이 사라지고 10억 원에 달하는 빚이 생긴 사실을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후 모친과 남동생 측이 재산 권리를 주장하며 소송과 기자회견을 이어갔으나 법정 다툼은 장윤정의 승리로 마무리됐고 관계는 완전히 단절됐다.

친모 육 씨는 과거에도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지인에게 총 4억 1500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구속되어 실형을 살았던 사기 전과가 있다. 당시 건강 문제로 가석방되었으나, 이번에 또다시 유사한 패턴의 사기 의혹이 불거졌다. 장윤정 측의 거듭된 설명대로 모친과 어떠한 교류도 없었음에도, 친모의 범죄 혐의가 터질 때마다 대중의 시선이 가수 장윤정에게 향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번에도 되풀이되고 있다. wsj011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