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초반부터 ‘내일이 없는 승부’로 팬들을 열광시켰던 한화와 LG가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 같은 열기를 4월의 그라운드에서 재현했다.
한화와 LG는 지난 7일부터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3연전에서 모두 아슬아슬한 1점차 승부를 펼쳤다. 그 중 두 차례는 끝내기 안타와 끝내기 폭투로 승부가 갈렸고 한 번은 짜릿한 역전 홈런으로 마무리됐다. 양 팀의 불펜 투수들이 총동원됐고 LG 마무리 봉중근은 시즌 두 번째 패배를 당하며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야신‘ 한화 김성근 감독의 기민한 투수교체와 현란한 작전에 LG 양상문 감독도 능수능란하게 맞받아치며 손에 땀을 쥐게하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21일 한화와 LG가 잠실구장에서 다시 만났다. 팽팽하던 승부는 LG 오지환의 텍사스 안타와 한화 정범모의 어이없는 실수가 겹치면서 중반 이후 급격하게 LG 쪽으로 흘러갔다. 김성근 감독이 손 쓸 틈조차 없었다. 그로부터 하루 뒤 숨을 고른 한화의 집요한 반격이 다시 시작됐다.
김 감독은 파이팅이 넘치는 주전 2루수 정근우를 예정보다 빨리 불러들였다. 턱 부상과 담 증세로 5월초에나 복귀할 것으로 보였던 정근우가 가세하면서 전날 0-10으로 대패했던 팀 분위기가 한층 여유로워졌다. 김 감독은 LG의 선발인 좌완 임지섭을 공략하기 위해 우타자인 최진행을 3번 타순으로 올리고 좌타자 김경언을 5번 타순에 배치하는 등 필승 라인업을 구상했다. 임지섭이 1회초 선두타자 이용규에게 볼넷을 허용한데 이어 정근우의 보내기번트때 송구 실책으로 무사 1·2루가 된 틈을 놓치지도 않았다. 이용규는 최진행 타석때 3루를 훔친 뒤 그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때 가볍게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정근우도 김경언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해 경험이 부족한 LG의 임지섭-유강남 배터리를 뒤흔들었다. 이용규는 2회에도 2루, 3루 도루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톱타자의 몫을 다했다.
전날 치명적인 실수를 했던 정범모는 2회김성근 감독의 따뜻한 감싸안기에 화답했다. 침착하게 안방을 지켰고 공격에서도 힘을 보탰다. 2회에는 2사후 3루쪽으로 착실하게 보내기번트를 대 이용규의 2타점 적시타에 발판을 놓았고 4회에는 1사 2루서 LG의 두 번째 투수 김선규로부터 우전안타를 뽑아내 직접 타점까지 올렸다.
LG 양상문 감독은 불안한 가운데서도 차츰 안정을 찾아가던 임지섭이 4회 번트 수비 도중 타자주자 권용관과 충돌해 쓰러지자 곧바로 대기시켰던 셋업맨 김선규를 투입했지만 추가 실점을 막지는 못했다. 그러나 김선규는 이후 5타자를 연달아 삼진 또는 범타 처리하며 한화 공격의 맥을 끊어놨다. 덕분에 LG는 1-4로 뒤지던 4회말 추격의 발판을 놓을 수 있었다. 시동은 4번타자 이병규가 걸었다. 이병규는 한화 선발 유창식의 오른발을 때리는 내야안타로 LG의 공격 숨통을 틔웠다. 이어 이진영까지 유격수 앞 내야안타를 터뜨리자 김성근 감독이 반응을 보였다. 과감하게 유창식을 내리고 송은범을 투입했다. 송은범은 양석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지만 정의윤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LG는 유강남 타석때 베테랑 이병규를 투입해 한화 마운드를 압박했다. 김성근 감독은 송은범 대신 김기현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김기현이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자 결국 좌완 박정진까지 투입해 추가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김 감독은 7회부터는 박정진에 이어 권혁까지 일찌감치 마운드에 올려 전날의 패배를 설욕하려했고 LG도 제5선발 장진용과 좌완 윤지웅, 유원상 등 불펜진을 총동원해 마지막 기회를 파고들었다. 장군에 멍군, 그 멍군에 또 장군이었다.
잠실 | 박현진기자 jin@sportsseoul.com


![[SS포토] LG 선발 임지섭, 권용관과 충돌 후에...결국?](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wyzmob/timg/l/20150423/l_201504230100150100009764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