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론 우즈
타이론 우즈(Tyrone Woods,야구선수,두산용병)(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이환범 선임기자] 1998년 프로야구에 외국인선수 제도가 처음 도입된 후 수 많은 선수들이 한국땅을 거쳐갔다. 용병 도입 첫 해인 1998년 두산의 타이론 우즈가 42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르며 기염을 토하더니 이듬해인 1999년엔 한화의 댄 로마이어(역대 외국인선수 최다홈런 45개), 제이 데이비스(30홈런-35도루-106타점)가 맹타를 휘두르며 한화에 우승컵을 안겼다. 롯데 펠릭스 호세도 역대 외국인타자 최다 타점인 122개를 기록하며 롯데를 드림리그 1위로 이끌었다. 이 밖에도 틸슨 브리또(SK, 삼성), 미국 메이저리그 타격왕 출신 훌리오 프랑코(삼성), 로베르토 페타지니(LG), 클리프 브룸바(현대) 등 뛰어난 방망이 실력을 자랑한 선수들이 많다. 이 중 최고 용병타자는 누구일까.

타이론 우즈
2001 두산 하와이 전지훈련지에서 야구선수 타이론 우즈(Tyrone Woods,야구선수,두산용병)가 140m자리 대형 타구를 날린 뒤 타구를 응시하고 있다. 최재원기자(스포츠서울DB)

첫 번째로 손꼽히는 선수는 우즈다. 우즈는 1998년 국내프로야구에 데뷔해 2002년까지 5년간 두산에서 뛰며 통산 0.294의 타율에 174홈런 510타점 412득점을 기록했다. 통산 홈런은 외국인선수 중 최다이다. 빅리그 경력이 없는 우즈는 엄청난 체격과 파워가 장기이다. 데뷔 초반엔 변화구에 30㎝이상 차이가 나게 어이없이 방망이를 휘두르는 경우가 많아 ‘모 아니면 도’식의 스윙을 했지만 당시 김인식 감독의 든든한 지원 아래 꾸준히 출장하면서 파워히터 본능을 마음껏 과시하게 된다. 시즌 최종성적은 타율 0.305에 42홈런 103타점으로 그해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2001년엔 34홈런 113타점으로, 우즈-김동주-심정수로 이어지는 막강 클린업트리오의 일원으로 두산을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한국무대 5년 중 2001년까지는 매해 30홈런 이상, 100타점을 올리는 꾸준한 성적을 자랑했다. 3할 타율은 1998년과 2000년 두차례 기록했다. 전형적인 파워히터로 타석에서 걸리면 넘길듯한 위압감이 대단했다. 2002년 말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로 이적해 홈런왕을 차지하며 한국-일본 성공신화를 이어갔다. 빼어난 친화력으로 팀에도 빨리 녹아들어 더욱 높은 평점을 얻었다.

펠릭스 호세
롯데 펠릭스 호세.박진업기자(스포츠서울DB)

호세는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의 명성에 걸맞게 1999년 입단 초반부터 무서운 방망이를 휘둘렀다. 엄청난 체격에 우락부락한 외모를 지닌 그는 당시 35세로 전성기가 지난 나이였지만 파워는 국내선수들과 비할 바가 아니었다. 선구안과 변화구 공략 능력 등 국내선수들보다 한 단계 위의 실력을 보여줬다. 0.327의 타율에 36홈런 122타점으로 역대 외국인선수 최다타점을 기록하며 롯데를 드림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불같은 성격으로 대구에서 자신에게 오물이 날아온데 격분해 방망이를 관중석으로 던져 물의를 빚었고, 2001년 롯데와 재계약해 돌아왔지만 삼성 배영수를 주먹으로 가격해 또 논란을 낳았다. 그러나 타격 성적은 2001년에도 타율 0.335에 36홈런 102타점으로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타석에서 상대에게 주는 위압감은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들었다.

제이 데이비스는 한화에서만 7년을 뛰어 역대 외국인선수 중 한국무대에서 가장 오랜 뛴 선수다. 외야수인 그는 1999년 한화에 입단해 172안타 30홈런 35도루 106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우승에 일조했다. 2003년 잠시 멕시칸리그에서 뛰었지만 2004년 다시 돌아왔고 2005년엔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통산 979안타 591타점 538타점으로 외국인선수 최다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파워히터라기보다는 배트 컨트롤이 좋은 선수로 어떤 공에도 방망이가 나가는 스타일이었다. 테임즈처럼 잘 치기도 하지만 발도 빨라 입단 첫해인 1999년 30홈런 -30도루 -100타점 고지를 밟았다. 그러나 이후 도루수는 점점 감소했고, 홈런도 입단 첫해 30홈런을 정점으로 하향세를 그었다. 빼어난 운동능력과 적응능력을 보여준 선수였는데 매운 음식 등 가리는 것이 없었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어디든 안 다니는 곳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가끔 경기 모습을 보면 태업을 하는 듯 기복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NC 에릭 테임즈는 이전 최고 용병타자들의 장점을 거의 모두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미 성적지표(지난해 기준)에서 역대 외국인 한 시즌 최다타점 2위(121타점)에 올라 우즈를 앞섰고, 최다 득점부문에서도 6위(95득점)에 올라있다. 5일까지 94경기에서 타율 0.362에 32홈런 93득점 96타점 28도루를 기록 중인데 남은 기간 동안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역대 외국인타자들의 기록을 대부분 따라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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