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삼성 구자욱, 나도 슈퍼소닉이야
[잠실=스포츠서울 최재원선임기자]삼성의 구자욱이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와의 경기 5회초 2사후 우규민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날린 뒤 3루까지 전력질주 하고 있다.2015.8.12 shine@sportsseoul.com

[목동=스포츠서울 박정욱기자]스포츠 세상, 특히 프로야구에는 ‘군대로이드’ 또는 ‘병역로이드’라는 말이 있다. 근육을 강화하는 약물 ‘스테로이드’에 군대와 병역을 합성한 단어이다. 군대 문제가 선수들에게 스테이로드와 같은 힘을 주면서 엄청난 활약을 펼친다는 의미다. 병역 특례를 주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을 때 병역미필 선수들이 유난히 두각을 나타내고, 대표팀에 선발돼서도 맹활약할 때 이 조어를 자주 사용한다. 2008베이징올림픽, 2010 광저우·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이 같은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둔 선수들의 분발을 두고 ‘FA로이드’라고 하는 것과 같다.

‘군대로이드’는 병역미필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예비역’들의 활약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병역 문제를 마친 선수들은 2년 만에 그라운드에 돌아와 그동안의 갈증을 마음껏 풀어내는 경우가 많다. 무명의 선수가 군 복무를 마친 뒤 혜성처럼 등장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올해도 군 복귀 선수의 활약이 눈에 띈다. 대표 인물이 삼성 구자욱(22)이다. 그는 대구고를 졸업하던 2012년 신인 2차 지명 전체 12번으로 삼성에 입단해 첫 해 1군 무대를 밟지 못한 채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고, 2년을 지낸 뒤 올 시즌을 앞두고 복귀했다. 올해 초 스프링캠프부터 눈도장을 찍고 1군에 발탁돼 1루수, 3루수, 외야수 등 전천후로 나서 박한이의 부상 등 주전 선수들을 공백을 메우며 출장 기회를 늘렸고 어느새 당당한 주전선수로 도약했다. 그는 11일 현재 타율 0.345, 9홈런 48타점 78득점 17도루를 기록하며 타격 4위, 득점 6위, 도루 11위 등으로 대활약하고 있다. 시즌 초반 주인을 찾지 못하던 톱타자 중책도 잘 해내고 있다.

[SS포토]삼성 구자욱, 잠실 구장에서도 빛나는 미남
[잠실=스포츠서울 최재원선임기자]삼성의 구자욱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삼성과의 경기 7회말 무사 1루서 상대 정성훈의 희생번트를 수비한 뒤 1루로 가고 있다.2015.8.11 shine@sportsseoul.com

구자욱의 맹활약은 다른 팀 감독의 마음도 움직였다. 11~12일 목동구장에서 넥센과 2연전을 치른 2위 NC의 김경문 감독은 “삼성이 1위로 달아나고 있는데, 이겨서 따라잡고 싶은 마음이야 있지만 쉽지가 않다”면서 “삼성이 전력도 좋은데다가 구자욱 같은 (새로운) 선수도 나오니 더 어렵다. 구자욱은 생긴 건 잘 놀게 생겼는데 야구하는 모습이 아주 진지해 보인다. 가슴에 뭔가를 품고 뛰는 선수 같다. 타격 자질도 갖췄고, 뛰는 야구도 하는 좋은 선수다. 타격 매커니즘이 쉽게 슬럼프에 빠질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또 “구자욱 같은 선수가 새로 나와서 야구장을 휘젓고 다니는 것은 다른 팀 감독이 보기에도 아주 좋아보인다”면서 “군대 갔다 온 선수들이 복귀하고 나서 잘하는 선수들이 최근에 아주 많아졌다. 예전에는 군대 가서 놀다 오는 경우도 있었는데 요즘은 야구 실력이 늘어서 오는 선수들이 많다. 퓨처스리그에서 잘 하던 선수들이 복귀해 1군 무대에서 그대로 잘하는 선수들이 꽤 있다. 상무 감독하고 경찰청 감독에게 공로상이라도 줘야할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상무나 경찰야구단을 거쳐 온 뒤 더 좋은 활약을 하는 선수들로 삼성 최형우와 박석민, LG 우규민 등의 이름이 나열됐다. 특히 최형우는 2005년 말 경찰청 입대를 앞두고 방출 통보를 받았는데, 군 복무를 하면서 거포 본능을 발휘하며 활약한 뒤 2008년 삼성에 재입단해 뒤늦게 신인상을 수상했고, 2011년에는 홈런·타점상을 휩쓰는 등 삼성의 4번타자로 확고한 자리를 굳히며 화려하게 도약했다. 마무리투수 출신의 우규민은 경찰청에 입단해 선발 수업을 받은 뒤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구자욱은 상무 소속으로 뛰던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75경기에 나서 타율 0.357, 3홈런 48타점 48득점 27도루를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던 것을 올해 1군 무대에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두산 민병헌, 삼성 이지영, kt 장성우 등도 군 복무 동안 퓨처스리그에서 뛰면서 기량을 가다듬어 1군 복귀 뒤 일취월장한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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