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준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감초 연기를 선보인 배우 최성준. 사진|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느낌 좋은, 살아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 최성준이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에서 최유창 역으로 능청스러운 감초 연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SBS 주말극 ‘청담동 앨리스’의 문비서에 이어 ‘너목들’에선 장혜성(이보영)과 차관우(윤상현)가 있는 국선전담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원 최유창으로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또렷한 이목구비의 잘생긴 마스크와 184㎝의 훤칠한 키에 말쑥한 슈트 차림의 엘리트지만 어리바리하고 눈치없는 허당 같은 인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실제로는 대원외고와 서울대 체육과 출신에다 IQ 156으로 멘사 클럽 회원인 ‘엄친아’로, 2004년 박카스 ‘첫 출근’편 CF로 데뷔한 지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최성준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배우 최성준. 사진|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최성준은 ‘너목들’ 종영소감으로 “‘청담동 앨리스’때 캐릭터에 대한 여운이 길어 보내주기가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두번째다 보니 잘 보내줘야겠다는 생각이다. 대본 자체가 흥미 있어 배우들과 감독님이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했고 작품도 잘 나왔다. 무엇보다 용서라는 메시지가 커서 같이 어우러져 살면서 증오하기보다 화해하는 모습을 잘 표현한 것 같다”고 홀가분해했다.

최유창 역에 대해 “안 저럴 거 같은 놈이 허당짓을 하니까 재미있어 하더라. 처음에는 엘리트 사무원에 틱틱거리고 차가운 느낌이 강했는데 드라마 내용이 흘러가면서 많이 바뀌었다. 국선전담변호사 사무실에 밝은 캐릭터가 있어야 할 것 같았고, 드라마 분위기가 어두울 때 쉬어가는 코너식의 인물이어서 너무 무겁지만은 않게 흘러간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최성준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감초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최성준. 사진|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정웅인의 강렬한 카리스마로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킨 민준국이나 고성빈(김가은)을 생각하는 마음이 깊지만 겉으로는 틱틱거리는 충기(박두식) 역에도 욕심냈다.

“민준국 역이 재미있을 것 같아 악역도 연기하고 싶다. 우리 드라마 최고의 캐릭터로 정웅인 선배가 너무 잘 소화하셨다. 충기도 매력있다. 차변호사처럼 정의로운 캐릭터는 일상에서는 드물고, 19살 수하(이종석) 역을 하려면 다시 태어나야 할 것 같다. 하하. ”

어느덧 데뷔 10년이 됐지만 배우로서 자신은 하루 중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하는 ‘아침’이라고 겸손해했다. “아침에 이제 막 알람이 울려 일어날까 말까 고민하면서 왕성하게 활동해야 할 때인 것 같다.”

데뷔 해인 2004년 MBC ‘베스트극장’, KBS1 ‘무인시대’, MBC ‘한강수타령’에 잇달아 출연했고 KBS2 예능 ‘열혈남아’까지 한 해에 4개 프로그램을 누비며 활약했다.

“‘한강수 타령’을 하고 나서 발연기로 욕을 먹었다. 학교에 복학해 다니다가 2006년 MBC ‘궁’을 하면서 다시 휴학했고 KBS2 시트콤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와 SBS 예능 ‘실제상황 토요일-연애편지’를 한 뒤로 쭉 쉬었다”면서 “대학을 졸업하면서 ‘뭘 하면 행복할까’를 많이 고민했고 연기자라는 직업이 매력있어 이왕 할 거면 열심히 잘해보자고 마음먹고 다시 연기수업을 듣고 연기와 영화전공 입문서를 쭉 읽어봤다. ” 이후 2010년 SBS ‘괜찮아 아빠 딸’을 통해 4년 만에 연기에 복귀했다.

최성준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배우 최성준. 사진|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영어, 불어, 일본어에 능통하고 농구를 비롯해 만능 스포츠맨이며 오지 여행도 좋아한다. 배우로서 자신이 꼽는 장점은 뭘까. “대본분석을 빨리 하는 편인 것 같다. 또 음향 감독님이 내 목소리가 마이크에 잘 잡힌다고 말씀해주셨다. 자연 다큐멘터리를 굉장히 좋아해서 기회가 되면 자연 다큐 내레이션에도 도전하고 SBS ‘정글의 법칙’에도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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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배우 최성준. 사진|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학업에만 매달렸던 중·고교 시절 ‘얼짱’으로 길거리 캐스팅 제의가 쏟아져 명함도 많이 받았다. 슈퍼주니어의 최시원, 배우 이동욱, 가수 겸 배우 김준과 닮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며 “내가 ‘꽃보다 남자’의 김준이 아니라는 사실에 충격받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오는 9월 방송 예정인 MBC 예능 프로그램을 위해 동남아에서 촬영 중이다. 올해 소망으로 “한 작품을 더 하고 싶다. 이왕이면 좋은 작품, 살아있는 느낌을 주는 작품을 하면 올 한해를 훈훈하게 마무리할 것 같다. 다양한 배역을 연기해서 매 작품 느낌이 다르고 최성준이 나오면 괜찮은 작품이라고 믿고 보게 만드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현정기자 hjch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