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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엄친아’다. 실제로 그의 이력도 화려하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 졸업 후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 컴퍼니에서 2년간 컨설턴트로 일했다. 2010년 5월에는 국내에 첫 소셜커머스를 선보이며 7개월 만에 누적 매출 200억원을 돌파, 소설커머스 열풍을 주도했다. 바로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이하 티몬)를 운영하는 신현성 대표(29)가 그 주인공이다. 아직 앳된 얼굴에 정장보다는 캐주얼한 청바지가 더 잘어울리는 ‘젊은 CEO’ 신현성 대표를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티몬 본사에서 만났다.
◇“지는 것 싫어하고 승부욕 강해…목표는 반드시 이룬다”
그의 첫 인상은 전형적인 ‘엄친아’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모범생보다는 호기심과 장난기 가득한 소년같은 모습이었다. 그는 “공부보다는 새로운 일을 만들고, 도전하는 것을 즐겼다”고 고백했다. 한 번 도전하고자 마음 먹은 일은 반드시 이뤄야 직성이 풀렸다. “지는 것을 싫어한다”는 그의 말처럼 승부욕이 강해 생긴 일화도 많다.
그는 “9세에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친구들에게 스포츠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어 고등학교 입학 후 테니스 부에 지원했다. 그러나 1차 지원에서 탈락했다. 5~6세때부터 자연스럽게 테니스를 접한 미국인 친구들을 실력으로 따라잡기는 무리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1차 시험 탈락 후 목표 의식은 더 뚜렷해졌다.
그는 “하루에 5시간씩 연습했다. 점심시간에도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보다 오로지 테니스 연습에 열중했다. 덕분에 2학년때는 당당히 시험에 합격했고 3학년때는 주전을 뀄찼다. 4학년때는 버지니아 주 대표까지 맡았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어 “당시 테니스를 많이 연습한 탓에 아직도 어깨에 통증이 남아 있어 물리치료를 받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그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알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쉼표없는 ‘무한도전’을 계속 즐겼다. 고등학교때는 백인 친구들을 제치고 학생회장을 맡았다. 펜실베니아대 입학 후에는 아카펠라 합창단을 주도해 만들어 한국인 뿐 아니라 백인, 중국인 친구들과 함께 팀을 꾸렸다. 대학교 2학년때는 그의 첫 ‘창업 1호물’인 자취방 소개 온라인 사업을 시작했고, 3년 전에는 티몬을 선보이며 국내 첫 소셜커머스 시장을 개척했다. 성과도 눈부시다. 지난달에는 티몬 거래액이 1128억원을 달성, 서비스 이래 첫 1000억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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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티몬 VVIP 고객…냉정한 평가도 아끼지 않아”
티몬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고민도 많다. 그는 “빠르고 힘들고 치열함이 모두 합쳐진 게 소셜커머스인 것 같다. 빠른 트렌드 속에서 지속가능한 발전과 함께 고객들에게 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은 숙제”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때문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쇼핑할 때도 벤치마킹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휴대전화로 직접 촬영, 직원들에게 보여주며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한다.
지인과 고객들의 쓴소리도 허투로 듣지 않는다. 티몬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보약’이 되기 때문. 그는 “아내가 티몬 VVIP 고객이다. 퇴근 후 집에 들어가면 현관문 앞에 매일같이 새로운 택배 박스가 쌓여있어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티몬에서 쇼핑 좀 그만하라’고 말릴 정도”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아내가 직접 쇼핑한 경험에서 비롯된 냉정한 평가도 아끼지 않는다. 최근에는 치마부터 블라우스까지 종류가 다양한 여성 패션 아이템을 품목별로 찾는 게 힘들다고 말해 이를 개선한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한, 두달에 한번씩 소비자모임을 갖고 “리뷰가 누적되지 않아 불편하다” “VIP 고객으로서 차별화된 대접을 받고 싶다” 등의 불만사항도 적극 수렴한다. 그는 “현재 상품 리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스템과 VIP 고객에게 더 높은 적립률과 할인쿠폰 등을 제공하는 VIP 맞춤형 프로그램 론칭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그의 이런 노력 덕분에 티몬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주관하는 ‘소비자중심경영’ 인증을 획득했다. ‘2012 한국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도 소셜커머스 부문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내년에 ‘대한민국 NO.1 라이프스타일 커머스’ 업체로 키울 것”
그렇다면 신현성 대표의 내년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2014년안에 티몬을 ‘대한민국 NO.1 라이프스타일 커머스 업체’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궁극적으로는 ‘한국판 아마존’을 꿈꾼다. 그는 “세계적인 온라인 쇼핑몰이자 IT기업인 아마존(Amazon)처럼 현재 나란히 비교되는 경쟁사를 압도적으로 뛰어넘는, 소비자들이 꼽은 가장 쇼핑하기 좋은 업체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티몬 매각설’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회사를 빠르게 키우기위해 더 공격적인 투자 방법을 찾고 있다. 방법은 투자형 혹은 기업공개(IPO)형이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과 회사를 접촉하다보니 소문이 와전된 것 같다”며 ‘매각설’을 일축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성공사례의 선순환 구조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티몬은 3년 반이라는 짧은 시간안에 놀라운 속도로 성장했다. 현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 역시 이러한 성공 사례를 많이 늘리는 데 의의가 있어 보인다”며 “창조경제의 롤모델인 이스라엘처럼 적절한 정부 지원과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과감하게 창업에 뛰어드는 분위기를 조성해 새로운 회사가 지속적으로 탄생하고, 글로벌 회사로 성장시킬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자영기자 soul@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