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원 (5)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배우 백지원(42)이 화제의 드라마인 SBS 주말극 ‘애인있어요’를 통해 신스틸러로 급부상했다. 백지원이라는 이름 석자보다 극중 ‘최진언(지진희 분) 누나’나 ‘최만호 회장(독고영재 분) 딸’로 통한다. 앞서 SBS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유신영 변호사나 ‘밀회’의 왕비서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는 ‘애인있어요’의 안하무인 최진리 역을 통해 연기파 조연의 명성을 확실하게 다지고 있다.

백지원을 실제로 만나보면 화면에서 보이는 모습과 달라 놀라게 된다. 통통해 보이는 화면과 달리 얼굴이 작고 몸매도 날씬하다. 여배우로서 억울할 만도 하다.

백지원은 “얼굴에 입체감이 없어서 화면에 부하게 나온다. 여배우라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쌍꺼풀이나 오똑한 코가 없이 평범한 얼굴”이라면서 “‘애인있어요’에는 못생겨서 캐스팅됐다. 최문석 감독님이 캐스팅 전화를 해서는 ‘못생긴 역할’이라고 하셨다(웃음)”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그러나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눈에 띄게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배우로서 쓸모있는 얼굴이라고 자부한다. ‘애인있어요’에서 자기중심적이고 안하무인격인 재벌가 딸 최진리 역을 열연하고 있는 백지원은 드라마의 주인공들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늘 고민하며 연기하고 있다. 갑질을 일삼는 재벌 딸 연기는 TV를 보며 연구하고 있다. 그런 노력 덕분일까? ‘애인있어요’에서 잔잔한 캐릭터들 사이에서 강력한 에너지를 폭발시키고 있다.

그는 “대본을 받으면 내가 맡은 인물이 작품의 주인공들을 위해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살핀다. 조연은 조연이 해야 할 바가 분명하게 있다. 비중이 적다고 중요하지 않은 배역은 아니다. 작은 퍼즐조각이라도 그 피스가 없으면 퍼즐이 완성되지 않듯 역할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드라마 데뷔는 지난 2012년 JTBC ‘아내의 자격’이지만 연기경력 20년차다. 1996년 연극 ‘떠벌이 우리 아버지 암에 걸리셨네’로 데뷔해 20년 가까이 탄탄하게 경력을 쌓았다. 무대에서 오래 호흡해온 배우 길해연, 서정연 등과 친분이 깊다.

“연극과 드라마는 많이 다르다. 연극은 오래 연구하며 고칠 수 있지만 드라마는 순발력이 중요하다. 계속 배워가고 있다”는 백지원은 “극중 남편인 공형진 선배나 나영희 선생님이 굉장히 잘 챙겨주신다. 또 김현주, 지진희, 박한별씨와도 호흡이 잘 맞는다. 낯가림이 있는 성격인데 호강하면서 연기하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앞으로도 오래 연기하고 싶다는 그는 “하고 싶은 역할이 너무 많다. 지금까지는 연기 양념이 많이 묻어있는 역할을 했는데 앞으로 조금 담백한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eggroll@sportsseoul.com

사진제공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