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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 오랜시간을 K리그에서 보내며 많은 기록을 남겼다. 서울의 몰리나(35)가 K리그에서 누린 영광의 순간들을 이어갈 수 있을까. 아니면 영광의 순간들을 기억 속에 남겨둔 채 조국 콜롬비아로 돌아가게 될까. 관심이 모인다.
몰리나는 올해 서울과 계약이 끝난다. 서울과 재계약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지만 재계약이 불발될 경우 콜롬비아로 돌아갈 생각이다. K리그 다른 팀으로 옮길 마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콜롬비아 매체인 ‘풋볼레드’와 인터뷰에서 몰리나는 고향팀인 인디펜디엔테 메데인에서 은퇴하고 싶은 마음을 밝혔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한국에서 성장해 한국생활이 익숙해진 아이들때문에 한국에서 더 뛰고 싶은 마음도 갖고 있다. 지난 2009년 성남에 입단하면서 한국생활을 시작한 몰리나는 2011년 서울로 이적한 이후에도 계속 성남에 거주하고 있다. 소속팀이 달라졌음에도 주거지를 옮기지 않을 정도로 가족들의 안정적인 생활에 신경쓰는 모습이다.
몰리나는 인디펜디엔테 메데인을 비롯해 콜롬비아 클럽의 공식적인 오퍼는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과 재계약을 원하고 있다. K리그에서 뛰었던 지난 6년동안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2010년 성남 소속)과 K리그 우승(2012년), FA컵 우승(2015년·이상 서울 소속) 등 누릴 수 있는 영광을 골고루 누렸다. 6시즌동안 209경기에 나서 68골 69도움을 기록해 K리그 역대 그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70(골)-70(도움) 클럽 달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서 멈추면 새로운 기록은 달성하지 못한채 콜롬비아로 돌아가야 한다. 몰리나는 서울과 재계약이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콜롬비아로 돌아갈 생각으로 한국생활을 조금씩 정리하기 시작했다. 시즌 일정이 종료되고 휴식기를 맞아 지난달 30일에는 콜롬비아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구단은 진지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몰리나는 지난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선수 연봉에서 13억원이 넘었다. K리그 전체 1위였다. 서른 중반의 나이와 높은 연봉을 고려하면 팀에 꼭 필요한 즉시전력감인지를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 서울 입단 이후 시즌 내내 준수한 활약을 보여준 다카하기, 오스마르, 아드리아노는 모두 계약기간이 남아있다.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에 빈자리를 만들어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려면 몰리나를 떠나보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반면 지난해 슬럼프를 겪었던 몰리나가 올 시즌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점도 고려해야 한다. ACL 조별리그 최종전 가시마와 원정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로 팀을 16강에 올려놨다. FA컵 결승에서는 코너킥을 골망에 꽂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기도 했다. 서울 구단은 데얀이 떠나고 ‘데몰리션’콤비가 무너진 지난 해부터 몰리나를 떠나보낼 마음을 먹었지만 올해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구단 측은 “몰리나가 올해 활약을 해줘서 재계약 여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긍정적으로 판단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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