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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2년 뒤엔 동생과 만나고 싶어요.”
이승우는 4살 위 형 이승준을 두고 있다. 이승준 역시 지난 해 가을 스페인 4부리그 그라메넷에 입단, 낯선 땅에서 꿈을 키워가고 있는 중이다. 그라메넷은 티토 빌라노바 전 바르셀로나 감독이 현역 시절 몸 담았던 팀으로 규모는 작지만 나름대로 전통을 갖췄다. 공격수로 뛰는 동생과 다르게 그는 중앙미드필더를 보고 있다.
이승준 역시 2년 전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스페인에 건너와 도전을 시작했다. 비야레알 2군 캠프 등에 합류, 새 둥지를 물색했지만 여러 사정이 겹쳐 여의치 않았다. 그라메넷이 그의 소질을 알아보고 데려왔는데 어시스트도 올리는 등 부지런히 뛰는 이승준을 높이 평가한다는 후문이다. 그는 마침 크리스마스 휴식기를 맞아 한국에 머무르고 있었다. 이승우와 스포츠서울 신년인터뷰를 하던 도중 만난 그는 “나도 실전을 뛰기까지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동생이 3년간 고생한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그래서 이번에 복귀하는 동생에게 ‘잘 참았다’는 칭찬을 해주고 싶다. 이제 훨훨 날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그라메넷 데뷔전 때 승우와 부모님 등 가족들이 모두 와서 응원해줬다. 가슴이 뭉클했다”며 “경기 직후 승우에게 ‘프로 데뷔는 내가 먼저 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올시즌은 모르겠지만 다음 시즌엔 우리 팀 승격을 이끌어 동생과 같은 리그에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승우가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로 쉬고, 또 한국과 스페인을 오가는 동안 특유의 당돌함과 과감성을 잃어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 그런 것들을 다시 찾았으면 한다”고도 했다.
이승우를 생각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개인 트레이너 이정우 씨다. 서울 강남구 피트니스센터 ‘잇 짐’을 운영하는 그는 오범석 등 K리그 선수들 개인 트레이닝도 맡아왔다. 최근엔 이승우가 친형 못지 않게 의지하기도 한다. “승우는 굉장히 어른스러운 선수다. 그리고 영리하고 눈치도 빠르다. 안 보는 것 같아도 다 본다”는 그는 “성인이 가까워지면서 성숙한 느낌이 난다. 겸손한 면모도 갖췄다”고 밝혔다. 피지컬 문제에 대해서도 견해를 내놨다. 이 씨는 “승우가 원래 90분을 전력 질주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조절을 한다”며 “그런데 지금은 풀타임을 뛰어도 큰 문제가 없을 만큼 체력이 좋아졌다. 근육량도 크게 늘었다. 성인 무대에 가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ilva@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