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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메날두 시대’를 누가 끝낼 것인가.
리오넬 메시(29·FC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가 2015년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 투표에서도 1~2위를 나눠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둘의 뛰어난 기량을 전세계가 인정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그들의 ‘양강 시대’를 누가 무너트릴지도 서서히 흥미롭게 됐다. 이른 바 ‘메날두’ 시대를 저물게 할 새로운 스타는 나타날까, 언제쯤이면 ‘양강 구도’가 무너질 수 있을까.
◇메시, 3년 만에 발롱도르 품에 안다메시는 12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2015 ‘FIFA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생애 5번째 트로피를 거머쥐어 지난 해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FIFA 회원국 209개국 중 165개국 대표팀 감독 및 162개국 주장, 171개국 축구기자 투표 결과, 메시는 41.33% 지지를 받아 호날두(27.76%)와 네이마르(바르셀로나·7.86%)를 제쳤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연속 발롱도르를 수상한 메시는 2013~2014년 호날두에게 연달아 상을 넘겨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2014년 11월부터 지난 해 11월까지 활약을 기준으로 평가한 2015 발롱도르에선 압도적 지지를 받아 정상탈환에 성공했다. 메시는 “지난 2년간 호날두가 발롱도르 수상하는 것을 지켜봤는데 다시 타서 기쁘다”고 말했다.
◇8년간 1위 아니면 2위…그야말로 신(神)메시와 호날두는 흔히 ‘인간계’를 넘어 ‘신(神)계’에 접어든 선수로 평가받는다. 발롱도르가 8년째 ‘메날두(메시+호날두)’가 지배하는 세상이 된 것도 이를 증명한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양대 명문에서 나란히 뛰는 둘은 매 시즌 만화에서나 볼 법한 기록 경쟁으로 이목을 끌었다. 경기당 평균 1골을 넘어서는 일도 예사였다. 발롱도르 역시 8년간 골 경쟁을 하듯 치열한 쟁탈전을 벌여왔다. 지난 2008년과 2009년 ‘FIFA 발롱도르’ 전신 ‘FIFA 올해의 선수상’ 때 한 차례씩 수상했던 메시와 호날두는 2010년 ‘FIFA 발롱도르’로 통합된 이후에도 6년 연속 ‘둘만의 성’을 구축했다. 메시는 호날두에게 1위를 내준 3차례에 모두 2위를 기록했다. 호날두도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2010년을 제외하면 1위 혹은 2위로 이름을 올렸다. 사비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 메시를 뒤에서 지원사격한 FC바르셀로나 미드필더들이 2~3위를 몇 차례 차지하며 주가를 높였으나 그 뿐이었다. 둘 모두 이젠 30대 중반 노장이 되어 선수생활 황혼기를 맞고 있다.
◇‘메날두’ 끌어내릴 후보는? 1순위 네이마르‘발롱도르’를 나눠먹고 있는 ‘메날두 시대’는 언제 끝날까. 결국 개인기와 골결정력이 뛰어나고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초특급 공격수가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2015년 3위에 올라 처음으로 순위권에 진입한 브라질 공격수 네이마르(24·FC바르셀로나)는 ‘메날두 시대’를 저물게 할 1순위로 꼽힌다. 루이스 수아레스(29·FC바르셀로나)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28·바이에른 뮌헨) 알렉시스 산체스(28·아스널) 등 다른 공격수들도 화려하지만 네이마르가 가장 최적의 조건을 갖춘 것으로 꼽힌다.
2014~2015시즌 51경기 39골을 기록,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와 함께 바르셀로나 ‘MSN’ 공격진을 완성하고 소속팀 5관왕에 공헌한 그는 현재 진행 중인 2015~2016시즌에도 프리메라리가 16경기 15골을 작렬, 득점 선두를 달리며 부상으로 주춤한 메시 대신 팀을 리드하고 있다. 어느 덧 서른 전후가 된 메시, 호날두가 네이마르와 비슷한 20대 초반 전성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네이마르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셈이다. 어린 나이에 브라질 대표팀 주장을 맡아 자국 축구를 이끈다는 점도 ‘메날두’와 비슷하다. 브라질이 세계적인 축구 강국이기 때문에 대표팀으로 월드컵 등에서 꾸준히 활약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다. 네이마르는 “솔직히 2위에 이름을 올리기를 바랐다”며 “3위를 차지한 사실을 잊었다. 내게 다른 시즌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2016 ‘FIFA 발롱도르’에선 네이마르 수상이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도 있다. 지금 흐름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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