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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가끔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고 강조하는 심리학자 김정운의 신간이 연초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수로 재직하며, 각종 강연과 집필 등으로 숨가쁘게 바쁜 나날을 보내던 김정운은 어느날 훌쩍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일본으로 떠났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고, 그 시간을 보내며 써내려간 책이 바로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인 것.
저자 김정은은 이 책에서 또한 “남자도 화장을 지울 곳이 필요하다”고 말한다.가슴 시린 왁스의 노래 ‘화장을 고치고’는 자기를 버리고 떠난 남자를 기약 없이 기다리며 “세월에 변해버린 날 보고 실망할까 봐” 화장을 고치는 여인에 관한 노래다.
영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여자들은 하루에 적어도 아홉 번 이상 자신의 화장에 대해 생각하고 세명 중 한명은 화장하지 않고는 집 밖에 절대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학교에 아이들을 데려다 줄 때 립스틱이라도 꼭 바른다는 여자들, 하지만 그들은 남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다른 여자들보다 더 멋지게 보이고 싶어하는 것이다.
여자는 남자를 위해 화장하지 않는다. 주어진 사회적 맥락, 즉 방문해야 할 장소나 만나는 사람들, 자신의 위치에 맞춰 화장을 한다. ‘여자가 남자보다 훨씬 건강하고 현명하고 지혜로울 수 있는 건 이렇게 다양한 역할을 성찰할 수 있는 무대 뒤의 화장대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저자 김정운은 말한다.
하지만 한국 남자들에겐 어떨까? 한국 남자들은 앞으로만 달려가는 고속도로의 삶을 살고 있다. 누가 끼어들라치면 더 달려드는 맹렬히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는 도무지 숨을 곳이 없는 한국 남자들의 ‘찌질한 반항’인 셈이다.
이제 호모 헌드레드시대, 100세까지 사는 시대가 왔다. 은퇴 후에도 30-40년을 더 살아야 하는 요즘, 한국 남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먹고 사는’ 문제도 문제지만 남은 인생과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도 고민해야 한다. 저자 김정운은 신간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를 통해 사회적 체면과 관계를 내려놓고 자신과 마주할 시간,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외로운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를 마주할 수 있는 격하게 외로운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외롭다고 ‘관계’로 도피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김정운은 일깨운다. 모든 문제는 외로움을 피해 생겨난 어설픈 인간관계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말라는 것. 외로움을 감내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내 삶의 주인으로 사는 방법이다. 더 외로워야 덜 외로워질 수 있다며 서툴지만 개성 있는 글과 그림으로 우리 삶에 대한 통찰을 이끌어내며,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는 독자들에게 진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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