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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에만 있나? 드라마 유행어도 착착 붙네!’
인기 드라마에는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어록이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귀에 쏙쏙 들어오는 유행어로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주간 시청률 1위를 달리는 KBS2 주말극 ‘왕가네 식구들(이하 왕가네)’, 월화극 ‘굿닥터’, 최근 종영한 SBS ‘주군의 태양’에서도 유행어가 빠지지 않았다.
방송 10회 만에 전국 평균시청률 30%를 돌파한 ‘왕가네’는 오현경의 대사가 화제다. 극 중 미스코리아 예선에 나간 경험이 있는 왕수박(오현경)은 누군가 자신을 무시한다 싶을 때면 “왜 이래? 나 미스코리아 나갔던 여자야”를 입버릇처럼 말해 웃음을 주고 있다. 실제 1989년 미스코리아 진 출신인 오현경이 소화하는 대사라 더욱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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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백수 허세달 역의 오만석은 “미쳐~버리겠네”가 말버릇이다. 가진 건 없어도 허세 하나는 최고인 허세달은 기분이 좋거나, 나쁘거나 목을 엄청나게 꺾으며 “미쳐~버리겠네”를 연발한다. 그런가 하면 할머니 안계심 역의 나문희는 구수한 이북 사투리로 뱉는 너스레로 웃음을 준다. 집 안에 황당한 일이 일어나면 “고저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야, 에효효효효”라며 추임새를 넣고, 기분이 좋을 때면 조용필의 히트곡 ‘바운스’를 “빤스, 빤스~”로 불러 웃음을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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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닥터’는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주인공 박시온 역 주원의 말투가 화제다. 자폐기가 남아있는 시온은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손끝을 부딪히며 “빨리빨리 수술해야 합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한다. ‘매우 좋다’는 뜻의 최상급 표현도 독특하다. 엄지 손가락을 쭉 뻗으며 “정말 정말 최고십니다”가 시온이 표현하는 최고의 칭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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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리에 종영한 ‘주군의 태양’에서는 복합쇼핑몰 킹덤의 사장 주중원 역 소지섭의 까칠한 말투가 인기였다. 귀신보는 여자 태공실(공효진)에게서 귀신을 쫓을 때 읖조리는 “꺼져”는 이 대사만 모아서 ‘꺼져 모음집’ 영상이 돌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첫사랑 희주와 공실에게 뱉었던 “나쁜 년”이라는 말도 욕보다는 애칭처럼 인기였다.
드라마 관계자는 “작가들이 일부러 유행어를 만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어떤 대사가 시청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면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캐릭터를 함축적으로 드러내주기도 하고, 시청자들에게도 찾아보는 재미를 준다”고 전했다.
박효실기자 gag11@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