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왕진오기자] 쿠사마 야요이, 무라카미 다카시 풍의 팝아트나 망가의 화려함과 일본 특유의 오타쿠적 그림만이 전부라는 일본 회화를 새롭게 살펴볼 수 있는 9인의 작가들이 한국을 찾는다.

▲다츠노 도에코, 'Feb-18-2007'. 194 x 194cm, 캔버스 위에 오일, 2007.
회화의 본질에 충실한, 예술의 근본적 아름다움을 찾아 일생을 바치고 화려한 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해온 작가들의 작품이 2월 17일부터 중구 소공로 금산갤러리에 걸린다.
'一期 一会 9인의 일본 작가'전에는 나카무라 카즈미, 니시노 코조, 다츠노 도에코, 미야기 카츠노리, 수가노 마리코, 아오키 노에, 에치젠야 요시타카, 이토 토시미츠, 오타 사부로의 작품 30여 점이 함께한다.
나카무라 카즈미는 80년대 일본미술을 주도한 대표작가로서 미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잭슨 폴락이나 마크 로스코 등 서양 추상표현주의 작가들의 연구를 통해 찾고자 했다.
하지만 표현주의 작품에서 보이는 과감한 붓놀림과 공간적 표현은 고대, 중세시대 일본회화, 중국 송나라 풍경화, 한국의 민화 등 전통 동양화의 상징성과 결합해 차별화된 느낌을 드러낸다.
'부서진 은둔처', '불사조', '현존 속의 새', '운둔자' 와 같은 제목의 시리즈를 통해 상형 문자나 은유적 형태에 기반을 둔 화려한 색채는 추상이면서 구상을 떠올리게 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불확실한 것들에 대한 탐구를 통해 국내외에서 공공미술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니시노 코조는 대규모 금속조각의 대가로, 티타늄, 스테인리스 스틸, 철과 같은 재료로 묵직한 무게감을 표현한다.

▲니시노 코조, 'Harmony with the breeze'. 140 x 125 x 50cm, 2009.
동경 국립근대미술관, 현대 미술관 등에 소장되고 뉴욕 구겐하임 등에서 전시를 열었던 일본의 유명 작가인 다츠노 도에코는 회화의 평면성을 극복하고 심연의 깊이 감을 표현한다.
씨앗을 가지고 만든 우표 시리즈로 잘 알려진 오타 사부로는 실제 우표를 사용한 작업 혹은 우표의 이미지를 판화로 만든 작품들을 선보인다. 섬세하고 따뜻한 느낌의 그의 작업은 잊힌 손 편지의 추억처럼 빈티지한 느낌을 주면서 동시에 어디론가 옮겨지는 편지처럼 부유하는 시간성을 재현한다.
또한 이토 토시미츠는 주변의 재료들인 나무 조각, 도시락 뚜껑 등을 콜라주처럼 병치시켜 독특하고 위트 있는 작품을 만들어 어린 시절 놀던 산, 비행기나 차 등을 통해 잃어버린 과거의 추억들을 상기시킨다.
'一期 一会(일기일회)'는 일생에 한 번 만나는 기회 혹은 인연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9인의 일본 작가들은 그 기회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그 인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작품에 담고자 한 작가들이란 공통점이 있다.
이번 전시는 흔히 접할 수 없었던 일본 현대회화의 따스함, 그 섬세한 아름다움을 새롭게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관객에게 새롭게 제공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전시는 3월 1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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