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인천 전자랜드 이현호, \'감회가 새롭네요~\'
2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 울산 모비스의 경기가 열렸다.전자랜드의 이현호가 경기전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16.2.21. 인천 | 이주상기자.rainbow@sportsseoul.com

[인천=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이현호(36·전자랜드)는 192㎝라는 크지 않은 키에도 불구하고 골밑에서 궂은 일을 도맡았다. 신인왕와 우수수비상 수상 3회는 매순간 투지를 불사른 그에게 찾아온 보답이다. 그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이현호는 21일 은퇴하는 자리에서 후배들에게 이 순간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자기 자신도 잘 하지 못했다고 돌아보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현호는 “후배들에게 나 역시 잘했다고 떳떳하게 말하지 못한다. 프로 2, 3년차엔 나도 망나니처럼 생활했다. 그때 (서)장훈이 형과 (이)규섭이 형이 있어 경기를 많이 못나갔다. 그래서 운동을 소홀하게 했다. 나도 그런때가 있었다. 이후에 다시 한번 도전한다고 마음먹고 여기까지 온거다. 그래서 초반 2년 동안 제대로 하지 않은 걸 후회한다. 연봉을 올리고 기술을 더 향상시킬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런 후회가 은퇴의 순간이 되니까 절절하게 다가온다. 여러 감독님들이 멘탈을 강조하는데, 기술이 문제가 아니다. 고등학교, 대학교 선수들도 ‘이 순간’이 소중하다는걸 알아야 한다. 프로에 간다면 모든게 이뤄진다고 생각해서도 안된다. 그런 선수는 무조건 바닥을 찍고서 올라오거나 아니면 올라오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이었다.

이어 이현호는 자신을 열정을 가진 선수로 기억해주길 바랐다. 이현호는 국내프로농구에서 근성, 성실, 투지를 대표하는 선수다. 그는 순간의 중요성과 함께 자신을 여기까지 끌고온 원동력으로 열정을 손꼽았고, 그런 선수로 기억되길 원했다.

이현호는 “돌아보면 내가 그렇게 잘하지도 열심히 하지 않았던 순간이 보인다. 그러나 꾸준히 했고 열정적으로 했다. 열정적으로 하면 꾸준히 할 수 있다. 그런 선수로 남고 싶다.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건, 1라운드 선수는 그 선수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 2라운드나 연습생 선수는 자신이 도전할 목표를 가지고 싸우면 된다. 그런 마음들이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간다면 성공을 하건 그렇지 못하건 간에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요즘 선수들을 보면 그런 부분이 아쉽다. 숙소에서도 후배들에게 말해줬는데, 선수로 뛸거면 최선을 다하고, 만약 선수로 안될거 같으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이도저도 아닌 모습이 아쉽다”고 했다. 이현호는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고 그런 모습을 후배들에게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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