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행시비에 휘말린 이천수(31·인천)는 정말 폭행을 했을까. 자신과 동석했던 부인을 위해 방어적인 행동을 했을까.
이천수가 14일 오전 인천 시내의 한 술집에서 다른 손님을 폭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폭행을 당했다’와 ‘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런 가운데 시시비비를 가려줄 경찰의 조사가 시일을 미루게 됐다. 시비의 중심에 서게 된 이천수는 14일 오후 인천 남동경찰서를 찾았지만 경찰의 조사를 받지 못하고 돌아왔다. 간밤의 소동 당시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것은 인근 지구대였는데 출동했던 경찰은 상급기관인 남동경찰서에 사건을 접수했고, 지난밤 당직이었던 형사 1팀이 해당 사건을 보고받았다. 당직이었던 팀이 14일 비번인 탓에 이천수를 비롯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상대방 김모(29)씨도 조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
김씨는 이천수 일행과 시비가 붙어 뺨을 두차례 맞았고, 휴대전화가 망가졌다며 이천수가 테이블의 맥주병을 던지기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천수는 “폭행하지 않았다. 사람을 때렸다면 그 자리에서 잡혀갔어야 했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인천 구단과 김봉길 감독에게도 “시비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고, 누구를 때리지도 않았다”고 일관되게 설명했다. 시비 과정에서 스스로의 분을 참지 못하고 맥주병을 깨 손을 다쳤다는 그는 이날 오전 병원에서 오른쪽 새끼손가락 부위를 10바늘 정도 꿰맸다. 김봉길 감독은 “통화를 했는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말을 계속 하더라. 과거의 일도 있고 해서 크지 않은 일이 더 심각하게 비춰지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경찰이 조사를 서두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김씨 측도 고소 등의 적극적인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폭행을 당했고, 휴대전화가 망가지는 피해를 입었다면 고소를 한다거나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텐데 그런 반응은 없다”면서 “경찰에서도 조사를 서두르지 않고 있는 만큼 큰 사건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폭행여부를 놓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인천 구단은 결백을 주장하는 선수를 보호하면서, 진실을 밝혀줄 경찰조사가 완료된 후에 공식적인 입장을 정하기로 했다.
이정수기자 polaris@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