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늘 변신해야 하며, 작품을 통해 발표할 때 진정한 화가가 된다.”


[스포츠서울 왕진오기자] 아스라이 안개가 낀 듯 한 풍경화 '신몽유도원도' 시리즈를 통해 미묘한 색감으로 사계절의 변화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석철주(66) 화백의 개인전이 23일부터 중구 소공로 금산갤러리에서 마련된다.


▲신몽유도원도 작품과 함께한 석철주 화백.(사진=왕진오기자)

1985년 첫 개인전 이후 지난해 화업 30년을 정리하는 '몽·중·몽'전을 통해 신작 '신몽유도원도'를 선보인 한국화가 석 화백은 동양화의 전통 장르인 산수화를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을 사용한 소위 '물로 그린 회화'를 완성 시켰다.


석 화백은 "모름지기 작가는 늘 변신해야 하며, 이를 작품을 통해 발표할 때 진정한 화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5년 주기로 작업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죠"라고 설명한다.


▲석철주, '신몽유도원도 15-55'. 194 x 130cm, 2015.


1990년부터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고 있는 석 화백은 “작가가 표현하려는 것에 재료가 따라와야 한다고 봅니다. 제 철학에 맞는 것이 수묵이냐, 유화 물감인지부터 따져야겠죠”라며 “제 철학에 적합한 재료가 바로 아크릴 물감이라는 것을 작업을 통해 터득하게 됐습니다”고 말했다.


사용하는 물감은 서양 재료인 아크릴이지만 작업 방식은 일필휘지 붓으로 그려내는 동양의 정신을 그대로 따른다.


이 무렵부터 작가는 개인적 기억에서 벗어나 전통 미술과 보편적인 동양화 담론으로 관심을 돌리며 스승인 청전을 다시 부르기 시작했다.


▲석철주, '신몽유도원도 15-33'. 181 x 227cm, 2015.


일상에 매몰된 현대인의 척박한 삶에 대한 고민이 겹치며 안견의 '몽유도원도'에서 도달할 수 없으나 꿈꿀 수 있는 이상향을 발견하고 이 연작에 정진했다.


석 화백은 한국화의 대가 청전 이상범의 ‘무릎제자’로 유명하다. 15살에 청전의 집에 들어가 허드렛일을 하며 어깨너머로 배운 붓놀림이 그의 오늘을 만들었다.


“선생님께서 병원에 실려 가기 전까지 붓을 놓지 않고 그림 그리는 것을 곁에서 봤습니다. 그 이후 ‘열심히 작업을 해야겠다, 내 작품으로 미술사에 획을 긋는다기보다는 내 이야기를 끊임없이 그려내며 변신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죠.”


'신몽유도원도'는 미묘한 색감으로 계절에 따른 자연의 변화를 자유자재로 조율하고 화면을 보일 듯 말 듯 한 촘촘한 망구조로 마무리한 대작들이다. 그는 이 망이 현대의 네트워크를 상징한다고 말한다.


▲석철주, '신몽유도원도 15-53'. 194 x 130cm, 2015.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현대인들의 네트워크 너머 우리의 뿌리, 우리의 문화를 꿈처럼 간직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소망과 끊임없는 변화를 계속하는 작가의 젊은 정신을 만끽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전시는 4월 22일까지.


wangpd@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