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최재훈'무조건 막아야 해'
두산 최재훈이 삼성 베테랑 진갑용과 KS 안방을 놓고 싸운다. 사진은 지난 19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9회 2사 2루에서 문선재를 아웃시키고 있는 최재훈.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번 포스트시즌(PS) 최고 히트상품으로 꼽히는 두산 포수 최재훈이 겁없는 도전장을 냈다. 국내 주전 포수 중 가장 베테랑으로 꼽히는 삼성 진갑용과 최고포수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친다. 최재훈의 뜨거운 도전이 시작됐다.
최재훈의 도전은 특별하다. 그의 롤모델, 팀 선배 홍성흔을 잇는 세대 간의 경쟁이기 때문이다. 최재훈은 어렸을 때부터 ‘포수 홍성흔’의 플레이를 보고 자랐다. 지금은 지명타자로 보직을 바꿨지만, 홍성흔은 최재훈의 목표이자 꿈이었다. 최재훈은 “어렸을 때부터 홍성흔 선배같은 포수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재훈은 우상, 홍성흔과 한솥밥을 먹게 됐고 이번 포스트시즌에선 과거 홍성흔이 밀어냈던 진갑용과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사연은 이렇다. 진갑용은 지난 1997년 두산의 전신인 OB에 입단한 뒤 주전 마스크를 꿰찼다. 하지만 잔부상 등으로 1999년 중반 삼성으로 트레이드 됐다. 당시 OB가 진갑용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던 까닭은 신인 1차 지명으로 홍성흔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홍성흔은 진갑용이 부상 중인 틈을 비집고 OB의 안방을 차지했고 진갑용은 삼성으로 떠났다.
세월이 지나 지난 2005년 진깁용과 홍성흔은 양 팀 주전 포수로 한국시리즈(KS)에서 만났다. 당시 삼성의 4전 전승 우승으로 진갑용이 판정승을 얻었다.
양 팀의 KS 포수 전쟁은 세대를 넘어 올시즌까지 이어졌다. 이제 두산의 주전 포수는 신예급 선수인 최재훈. 최재훈은 자신의 롤모델 홍성흔을 대신해 대를 잇는 포수 경쟁을 벌이게 됐다.
사실 최재훈은 이번 PS에서 포수가 약한 팀과 경쟁해 승리했다. 준플레이오프(준PO)에선 넥센 허도환과 경쟁했고 플레이오프(PO)에선 윤요섭이 안방 경쟁 상대였다. PS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었다. 기동력에 있어서도 두산에 비해 비교적 약했다. 하지만 삼성은 다르다. 배영섭, 정형식, 박한이, 강명구 등 기동력을 겸비한 노련한 야수들이 많다. 더군다나 진갑용의 경험은 허도환, 윤요섭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번 KS는 최재훈 개인에게, 더 성장할 수 있는 장이자 시험 무대다. 최재훈의 뜨거운 가을이 시작됐다.
김경윤기자 bicycl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