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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배우학교, 나도 한번 입학해보고 싶은데요?”
빨갛게 단풍이 들기 시작하던 지난해 가을 첫 촬영을 시작한 드라마가 올해 초여름에 끝이 났다. 장장 129부작. KBS1 일일극 ‘우리집 꿀단지’에서 주인공 강마루로 안방극장을 노크한 이재준은 배우로서 한뼘 성장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마지막 방송은 지난달 말 동료배우들과 함께 봤다. 그는 “누가 그러더라 봄이 오니까 봄이(송지은 분) 드라마가 끝났다고. 함께 막방을 볼때도 울컥하더니, 지난 주말 머리를 자를 때도 울컥했다. 아직은 실감이 안난다”고 말했다.
일일극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부담만큼 경험도 많이 쌓았을 터. ‘꿀단지’가 삶의 한 부분이 될 것같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재준은 “긴 작품을 끝내며 배우로서 확실히 성장했으리라는 생각은 든다. 아직 자신감까지는 잘 모르겠다. 함께 한 이영하, 최명길 선생님께 많이 배웠고, 배울수록 해야할 게 늘어서 더 채워나가야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묵직한 목소리와 느린 연기템포 때문에 고생했던 터라 연기에 대한 갈망은 더 커진 듯 했다. 그는 “최근에 예능프로그램 tvN ‘배우학교’를 봤는데 굉장히 공부가 됐다. 꼭 한번 출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흙수저 청춘들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웠던 ‘우리집 꿀단지’는 평균 25%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인기를 끌었다. ‘국민드라마’로 통하는 KBS1 일일극에 출연한 보람이 있었노라고 했다. 그는 “부모님도 좋아하고, 할머니도 좋아하시고, 솔직히 일일극을 이렇게 많이들 보시는 줄 몰랐다. 친구 부모님들도 연락주고 하셔서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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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은 전공이 독특하다. 세종대 무용과를 졸업해 패션모델로 일하다 연기자가 됐다. 몸쓰는 게 중요한 배우일에 전공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는 “영화를 찍을 때는 자세가 너무 반듯하다고 편안하게 하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드라마는 각잡힌 게 더 예쁘게 나와서 바꾸느라 고생했다. 쉬는 동안 몸을 좀더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다른 춤을 배워볼까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과묵해 보이는 인상과 달리 평소 즐겨보는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이하 로코)다. 차기작으로 탐내는 작품도 달달한 로코물이다. 그는 “김은숙 작가님 작품은 거의 다 봤다. 노희경 작가, 이경희 작가 등도 다 챙겨봤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굉장히 예전부터 로코를 좋아했더라. 어릴 때도 남들 다 ‘야인시대’ 볼 때 혼자 ‘러빙유’를 봤다. 다음 작품은 로코였으면 좋겠다. 그 느낌 아니까 김은숙 작가님 작품이면 더 좋겠다”라고 말했다.
로코는 좋아하지만 연애에는 별로 재능이 없다고 했다. 그는 “연애를 참 잘하고는 싶은데 실제로는 못하는 것같다. 내가 적극적으로 대시한 적은 거의 없는 것같다. 사랑도 하고싶은데 데뷔가 늦다보니 아직은 일이 1순위다”라고 말했다.
gag11@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