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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2014년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가수 신해철의 마지막 유작인 게임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 ‘크라이(CRY)’가 19일 공개됐다. 그의 마지막 유작이 된 게임 OST는 우여곡절끝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것으로 알려져 더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아이덴티티모바일(대표 전동해)이 서비스 준비하고 있는 신작 모바일 액션 RPG ‘크라이’(개발사 로팝게임즈)가 원스토어를 통해 정식서비스에 들어가면서 신해철의 유작 크라이의 음원도 함께 공개됐다.
공개된 음원은 시작부터 비장감과 웅장함이 조화된 합창단의 목소리로 듣는 이의 가슴을 두드린다. 이어 신해철의 힘있는 나레이션과 보컬, 신해철이 생전에 녹음해 놓은 부분에 이현섭이 목소리와 다른 멤버들의 연주를 더해 완성됐다.
이번에 공개된 신해철의 크라이가 세상에 선보이기까지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다.
2014년 초 유통사 아이덴티티모바일과 개발사 로팜게임즈가 고 신해철에게 개발중인 크라이의 초기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음악작업을 의뢰했다. 초기 시나리오와 콘셉트 장면만으로 음악 작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아쉽게 최종 완성하지는 못하고 그해 10월 신해철은 유명을 달리했다.
OST 크라이의 작업은 어떻게 됐는지는 게임 개발사도 소속사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신해철은 홀로 작업을 하는 스타일이었다. 음악작업에 들어가면 주변 사람들에게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다. 신해철의 소속사 대표도 관련 내용을 전혀 전달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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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년 반의 세월이 흘렀다. 게임 크라이도 게임 콘셉트를 조정하고 내용을 추가하고 빼는 등 몇번의 고비를 넘겼다. 심지어 크라이 프로젝트가 취소될 수 있는 위기도 있었다. 게임 크라이 프로젝트가 취소됐다면 신해철의 유작은 세상속으로 나오지 못할 수도 있었다.
게임 개발이 후반부에 들어갔을 올해초 아이덴티티모바일과 로팜게임즈는 신해철이 작업을 했던 게임 OST 크라이의 작업을 마무리해야할 때였다. 소속사에 작업 현황을 파악했다. 1년 6개월간 잊혀졌던 게임 OST 크라이의 존재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크라이를 완성시키는 작업은 만만치 않았다.
신해철은 음악 작업을 모두 컴퓨터로했다. 음악 작업을 하면서 파일들은 조각조각 쪼개져 있었다. 이렇게 쪼개져 있는 파일들을 퍼즐작업을 하듯이 하나하나 연결해야했다.
게임 OST 크라이 작업에 참여한 KCA의 양승선 대표는 “해철이 형이 음원작업을 해놓은 작업량이 어마어마하다. 컴퓨터 하드 디스크로 몇 테라인지 알 수 없을 정도”라며 “그 안에서 파일명도 각기 다른 OST 크라이의 파일들을 하나하나 찾아 파일들을 퍼즐 맞추듯이 연결해 나갔다. 해철이 형이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작업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맞춘 작업”이라고 회상했다.
이에 더해 “파일들을 모두 찾아 연결해 보니 상당히 완성된 음원이었다.악기작업도 거의 다 돼 있었고, 목소리도 담겨져 있었다. 더구나 이 부분은 어떤 가수가 목소리를 더했으면 하는지에 대한 내용도 담겨져 있었다”고 밝혔다.
게임개발과 OST 작업 등을 조율해온 아이덴티티모바일의 이승제 사업실장은 “모바일게임을 2년간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중간에 크라이 프로젝트가 취소될 수도 있었다”며 “1년 반 정도 잠자고 있던 OST 작업을 마무리 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지만 초기 시나리오만을 바탕으로 음악이 작업돼 게임 분위기와 잘 어울릴지도 걱정이었다. 다행히 완성된 음원이 게임의 분위기와 매우 잘 맞아 OST로 사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신해철의 마지막 게임 OST 크라이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순간이다.
jwki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