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아름다운 손연재의 곤봉 연기, 종합 5위 본선 진출
손연재가 19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올림픽 아레나에서 열린 리듬체조 예선전에서 곤봉 연기를 하고 있다. 2016.8.19/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F

[리우=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경기를 마친 손연재(22·연세대)가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나 여러번 반복했던 말이었다. 예선전 일정을 모두 마친 후에야 편안한 표정을 되찾은 그는 대화를 나누면서 입가에 작은 미소를 걸치고 있었다. 그것이 자신에 대한 만족이어서인지, 아쉬움인지,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올림픽에 대한 묘한 감정때문인지는 결선무대가 끝나야만 본인 스스로도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손연재는 20일(한국시간) 리우 올림픽 아레나에서 끝난 2016 리우올림픽 리듬체조 예선에서 후프, 볼, 리본, 곤봉 4종목 합계 71.956점을 얻어 5위에 올랐다. 상위 10명이 진출해 메달을 다투는 결선에 진출해 21일 오전 3시20분 부터 시작되는 최종무대에 나선다. 손연재는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성적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커서 어느 때보다 긴장을 했다. 경기 후에도 감정이 울컥울컥했다”면서 “물론 실수가 있기는 했지만 오늘은 월드컵 대회보다 더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 4년전 런던올림픽에는 멋모르고 출전했는데 그사이 많이 성장해서 2회 연속 올림픽 결선에 진출하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손연재가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목표로 삼았던 것은 지금까지 자신이 준비해온 것들을 모두 후회없이 보여줄 수 있는 경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성적으로도 결실을 맺는다면야 더할 나위 없겠지만 적어도 자신의 무대에 후회는 남기고 싶지 않았다. 그는 “경기를 하면서 제 점수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점수도 보지 않으려고 했다. 저는 최대한 노력했고, 이제는 점수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지금까지 노력해온 것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다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분들이 제게 걸고 있는 기대때문에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다만 스스로가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저 스스로 부담을 느꼈던 것 같다. 첫 올림픽 참가 이후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다보니 스스로도 원하는 것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스스로가 가진 기대치에 만족할 수 있는 최상의 무대를 만드는 것이 그가 바라는 두 번째 올림픽의 목표였다.

이제 그 무대가 열렸다. 10명의 선수들 중 한 명으로 뽑힌 그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올림픽에서의 최종무대를 앞두게 됐다. 손연재는 “(결선이 열리는) 내일은 또 새로운 날이다. 다시 0에서부터 시작한다. 오늘은 마음을 가다듬으려고 한다”면서 “솔직히 즐기면서 경기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외국선수들은 즐기면서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저는 어쨌든 악착같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제가 준비한 것 이상의 결과는 바라지 않는다. 제가 노력해온 것이 있고, 그것은 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딱 그 정도만 경기에 나서서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렇다면 기뻐서 울지 않을까”라는 것이 그의 심정이었다.

“사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는 메달을 못따면 뭔가 큰 일이 날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오늘 실수는 있었어도 후회없이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했다. 그래서 행복하고,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한 손연재는 주변의 응원에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모든 분들이 부담갖지 말고 후회없이 연기하라고 응원해주신 것이 힘이 됐다. 그런 응원에 힘입어서 내일도 정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 손연재가 최선과 열심을 다해 준비한, 자신이 보내온 인내의 시간을 후회없이 보여줄 무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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