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손연재 리듬체조 결선, 곤봉 18.358점 확인하며 환호의 키스~
리듬체조 국가대표 손연재가 20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리우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리듬체조 결선에서 곤봉 연기를 마친 뒤 점수를 확인하며 키스를 보내고 있다. 2016.8.20. 리우데자네이루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리우=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리듬체조 국가대표 손연재(22·연세대)가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무대를 선사했다. 세계적인 선수들도 실수를 저지르는 부담스러운 올림픽 무대에서 감점이 될만한 실수없이 깔끔한 연기를 펼쳤다. 메달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그의 연기는 보는 이들의 환호성과 감동을 이끌어냈다.

손연재는 21일(한국시간) 리우 올림픽 아레나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 출전했다. 후프 18.216점, 볼 18.266점, 곤봉 18.300점, 리본 18.116점을 얻어 합계 72.898점으로 4위에 올랐다. 목표로 삼았던 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매 경기가 끝날 때마다 스스로의 경기력에 만족한 듯 주먹을 불끈쥐며 부담이 가득했던 생애 두 번째 올림픽 무대를 마무리했다. 후회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다던 그는 실수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경기를 해냈다.

첫 순서로 나선 후프 연기에 앞서 작은 소란이 있었다. 결선에서 8번째 순서로 연기한 손연재에 앞서 캐롤리나 로드리게스(스페인)가 연기를 치렀는데 점수발표가 5분 이상 지연되며 대기시간이 길어졌다. 문제는 6번째 순서로 연기한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의 점수때문이었다. 당초 18.125점을 얻었던 스타니우타 측이 점수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심판진이 다시 채점을 했고, 점수가 18.200점으로 정정됐다. 이 과정과 로드리게스의 점수산정이 겹쳐 시간이 길게 흘렀다. 입장을 위해 기다리고 있던 손연재는 후프를 던져보거나 돌려보는 등 긴장감을 푸는 모습이었다. 다행히 연기에는 크게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영화 팡팡 OST 중 ‘왈츠’에 맞춰 큰 실수없이 후프연기를 마친 손연재는 오른손으로 주먹을 불끈 쥐며 만족한 모습이었다. 18.216점을 얻어 3위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 안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18.200점)와 스타니우타에 앞섰다. 러시아의 두 강자 야나 쿠드랍체바(19.225점) 마르가리타 마문(19.050점)이 각각 1, 2위를 나눠가졌다.

두 번째 순서로 치러진 것은 볼 종목이었다. 쿠드랍체바가 19.250점의 고득점을 얻은 가운데 마문이 19.150점으로 뒤를 이었다. 영화 대부의 삽입곡인 ‘팔라 피우 피아노’에 맞춰 최선을 다한 연기를 펼친 손연재는 18.266점을 얻었다. 이번에도 만족스러운 듯 주먹을 쥐어보인 후 볼에 입맞춤했다. 스타니우타가 18.250점으로 손연재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리자트디노바가 18.450점을 얻으면서 2종목 합계 36.650점, 3위로 올라섰다. 손연재는 36.482점이 돼 4위로 한계단 내려앉았다.

세 번째 순서로 이어진 곤봉 종목에서 이변이 벌어졌다. 1위로 달려가던 쿠드랍체바가 연기 막판 마무리 동작에서 공중에 던져올렸던 곤봉 하나를 잡아내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트리면서 17.883점을 받는데 그쳤다. 실망한 표정이 역력했던 그는 고개를 제대로 들지도 못했다. 스타니우타도 한 차례 곤봉을 떨어트리더니 그 충격을 잊지 못한 듯 또 한 차례 곤봉을 바닥에 떨어트리며 눈물을 쏟았다. 점수는 16.633점으로 상당히 낮았다. 반면 마문은 경쾌한 음악에 맞춘 자신감 넘치는 연기로 19.050점을 기록, 19점대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부담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손연재는 웃음을 잃지 않고 발랄한 사운드의 ‘오예 네그라’에 맞춰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18.300점으로 성적도 좋았다. 하지만 리자트디노바가 실수없는 연기로 18.450점을 기록하면서 중간합계 55.100점으로 손연재(54.782점)에 0.318점 앞선 3위 자리를 지켰다.

남은 것은 리본 뿐. 손연재가 가장 애착을 가진 종목이기도 했다. 마문이 선전포고를 하며 금메달을 확정지어버렸다. 스스로도 감격한 듯 혼신의 연기를 펼친 그는 19.233점의 고득점을 기록하며 4종목 합계 76.483점을 기록했다. 2위에 올라있던 쿠드랍체바(3종목 합계 56.358점)가 20점 만점을 기록해도 넘을 수 없는 점수로 달아났다. 쿠드랍체바는 앞선 곤봉 종목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집중력을 발휘하며 19.250점을 받아내며 합계 75.608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해 은메달을 따냈다. 스타니우타는 리본에서 18.050점을 기록해 합계 71.133점으로 대회를 마쳤다. 손연재의 차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마지막 무대에 오른 그는 ‘리베르 탱고’가 흐르자 준비한 연기를 시작했다. 막바지 바닥에 짚은 손에 리본이 잡히는 장면을 유연하게 넘겼지만 점수는 18.116점으로 다소 아쉬웠다. 0.318점 차로 앞서가는 리자트디노바를 넘으려면 더 높은 점수가 필요했지만 합계 72.898점으로 올림픽 무대를 마무리했다. 발표된 점수를 바라보던 손연재의 표정에 이날 처음으로 아쉬움이 드러났다. 뒤이어 등장한 리자트디노바는 자신있게 완벽한 연기를 펼치며 18.483점을 기록해 합계 73.583점이 되며 동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순위를 바라보던 손연재는 애써 웃으려했지만 아쉬움을 숨기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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