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기호기자] 스트리트 워크아웃이 미국과 러시아 등에서 생활체육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철봉에 매달려 점프와 회전 등 각종 기술을 선보이는 운동인데요. 최근 유튜브 및 SNS 계정 등을 통해 영상이 퍼지며 국내 네티즌의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국내에는 '박치기'와 '바버그즈(BarbugZ)' 등 다양한 팀이 활동 중입니다. 이정화 씨는 국내 최대 스트리트 워크아웃 팀 '바킹즈(BarKingz)'의 홍일점이죠. 남자도 하기 힘든 운동이지만, 그는 '여자는 약하다'라는 편견에 맞서 오늘도 그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흘립니다. 지난달 21일 인천 남동구 간석동에 있는 피트니스 센터에서 이정화 씨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 스트리트 워크아웃은 어떤 운동인가요?
이정화 : 학교와 공원 등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맨몸운동입니다. 전신을 쓰기 때문에 다른 운동보다 자신의 몸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능력이 많이 향상돼요. 몸매가 예뻐지는 건 당연하고요.
Q : 단순히 힘만 세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이정화 : 근지구력, 순발력 등 모든 방향에서 훈련이 필요해요. 유연성도 마찬가지고요. 180도 다리찢기는 식은 죽 먹기죠(웃음).
Q :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운동인데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이정화 : 약 2년 전부터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목과 등이 아팠어요. 병원에 다니고 침도 맞았지만, 효과가 없어서 꾸준한 운동이 필요했죠. 어렸을 때 발레, 요가, 웨이트 트레이닝 등 다양한 운동을 했는데 이 종목들의 장점을 하나로 묶은 게 스트리트 워크아웃이더라고요. 운동을 시작한 후 거짓말처럼 아픈 게 모두 사라졌습니다.
Q : 그렇군요. 소속팀 '바킹즈'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이정화 : 맨몸운동과 철봉에서 최고가 되자는 뜻이에요. 준비생까지 포함해 총 37명이 팀을 이루고 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함께 운동하고 있어요. 각자 부족한 부분을 연습하고, 도움이 필요할 땐 서로 챙겨주죠. 특별 대우요? 여자가 아닌 함께 운동하는 멤버로 봐줘서 오히려 더 편하고 좋아요.
Q : 몸에 짝 달라붙고 상반신 일부를 드러낸 운동복이 신경 쓰일 때도 있을 텐데요.
이정화 : 글쎄요.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노출이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고요. 예쁜 몸매를 만들었으면 보여줘야죠(웃음).
Q : 주변의 반대는 없었습니까?
이정화 : 아버지께서 오랫동안 운동을 하셨던 분이라 오히려 더 좋아하셨어요. 외동딸이지만 곱게 자라진 않았답니다.
Q : 힘을 많이 쓰는 운동이라 부상 위험이 클 것 같은데요.
이정화 :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과 편견이 안타까워요. 크로스핏이 처음 도입됐을 때 도저히 사람이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라고 했지만, 지금은 누구나 하잖아요. 어떤 운동이든 부상 위험이 있고, 처음부터 무리하면 몸이 망가져요. 턱걸이도 마찬가지고요. 서두르지 않고 단계별 훈련을 소화하면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Q : 어떤 면에선 다른 운동보다 더 안전할 수 있겠군요. 방송 출연 요청이 많이 들어오지 않나요?
이정화 :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화면 속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실물도 별로지만, 화면 속 모습은 더 별로인 거에요(웃음).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부끄러웠죠. 그 뒤로 방송 출연과 인터뷰 등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습니다. 흑역사를 또 만들고 싶진 않거든요.
Q : 이번 인터뷰는 흑역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1만3천여명의 네티즌이 정화 씨의 인스타그램 계정(@bkz_tokki)을 팔로우 합니다.
이정화 : 주로 운동하는 영상을 게재하는데 많은 분이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큰 힘을 얻고 있어요. 하지만 가끔 "겨우 그것밖에 못 하느냐"는 식으로 저를 자극하는 사람이 있죠. 저로선 죽을 힘을 다한 건데 너무 억울하더라고요. 일일이 대응하는 것보다 그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죠. 성(性)적인 댓글이나 메시지도 가끔 받지만 바로 차단해서 괜찮아요.
Q : 그런 댓글을 보거나 연습한 동작이 잘 안 나올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텐데요. 해소법은 없나요?
이정화 : 평소처럼 잘 먹고 잘 놀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해요. 칼로리 소모가 많은 운동을 해서 먹는 양에 대해 신경 안 써요.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고, 가끔 술도 마시죠. 주량이요? 잘 마시는 건 아닌데. 음 3~4병 정도 마시는 것 같아요(웃음).
Q : 술을 잘 못 마신다고 했는데. 음. 알겠습니다. 지난달 29일 대구에서 열린 '2016 전국 익스트림 스트릿워크아웃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이정화 : 참가자 중 여자가 저뿐이라 남자들과 같이 경기했는데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도 느꼈고요. 그래도 상을 받아서 기쁩니다. 저 5등 했어요(웃음).
Q : 5등이요? 정말 대단하네요.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에 대해 한 마디 부탁드릴게요.
이정화 : 스트리트 워크아웃은 묘한 매력이 있어요. 실패하면 실패할수록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몸매 관리를 위해 시작했지만, 최고 단계에 도달하겠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인대가 끊어지기 전까지 철봉을 잡을 생각이에요(웃음). 기회가 된다면 세계대회에 출전해 한국 여성의 매운맛을 보여주고 싶고요. 또한, 앞으로도 스트리트 워크아웃 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설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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