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배우 김옥빈.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여배우 위주의 시나리오 없어서 안타까워요. 연애요? 다시는 공개 안 할래요.”

역시 배우 김옥빈(26)이다. 예쁜 외모와 달리 거침없는 발언으로 상대방을 놀라게하는, 그는 가식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자기 생각을 주저없이 말한다. 작품 속에서는 항상 맡은 바 역할에 최대한 몰입한다.

현재 개봉 중인 영화 ‘열한시’(김현석 감독)에 대해 “정말 행복했어요. 타임 스릴러물이라는 장르속에서 배우들끼리 호흡하는 재미가 있었죠”라고 말했다. 이어 “공개 연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아시면서….(웃음) 지금은 남자친구가 없어요. 제 성격상 사진이 있던 없던 간에 맞으면 쿨하게 맞다고 했겠죠. 그런데 인제 안 그러려고요. 증거가 있으면 맞다고 하겠지만, 없으면 숨길래요”라며 배시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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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열한시’ 포스터.

◇촬영 : 스릴 있던 현장, 마피아 게임으로 웃음 터졌죠
‘열한시’는 내일 오전 11시로 시간 이동에 성공한 연구원들이 그 곳에서 가져온 24시간의 CCTV 속에서 죽음을 목격하고 이를 막기 위해 시간을 추적하는 타임스릴러물이다. 극 중에서 김옥빈은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쥔 연구원 영은 역을 맡았다.

-‘광식이 동생 광태’와 ‘시라노 ; 연애 조작단’ 등 로맨틱물에서 여배우를 빛나게 한 김현석 감독의 첫 스릴러물인데…
김현석 감독님과 굉장히 잘 통했어요. 첫 만남이고, 전작에 대한 기대도 컸죠. 감독이라고 하면 뭔가 통솔하는 느낌이 강하잖아요. 그런데 전혀 그런 면이 없었죠. 일하는 동료이자 친구 같은 느낌이 강했어요. 계속 장난만 치고요. 감독의 디렉션이 없으니까 처음에는 굉장히 힘들었는데, 나중에 깨달았죠. 배우를 믿어서 그렇다는 것을요. 한마디로 행복했어요. 특히 감독님이 수더분하고 쿨하셨고, 뭔가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아서 멋있으셨어요.

무대인사
영화 ‘열한시’의 주연배우들. 왼쪽부터 최다니엘, 정재영, 김옥빈.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옥빈은 뭔가 독특한 색깔이 있는 것 같다
어떤 게 편하고 어려운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오히려 ‘열한시’는 뭔가 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가만히 있어야 하는 상황이 많아서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대신 현장 분위기가 좋아서 가장 편안하게 일했어요.

-정재영, 최다니엘과의 첫 만남이었는데…
혹시 마피아 게임이라고 아세요? 마피아를 2명 정해두고 맞히는 게임인데, 3개월 내내 했어요. 정재형 선배는 이 게임이 너무 재미있어서 ‘플랜맨’ 촬영장에서도 했는데, 우리와 한 게 더 재미있대요. 착한 두 남자 배우와 재미있게 호흡했죠. (송)강호 선배와 (정)재형 선배는 차이점이 있어요. 강호 선배도 너무 웃긴데 뭔가 남자 같은 설렘이 있다면, 재형 선배는 아줌마 같아서 장난치고 싶은 매력(?)이 있었어요. 하하. 무엇보다 후배들의 장난을 다 받아주시니까 감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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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옥빈. 제공 | 보그

◇연기 : 대표작이 생기는 그 날까지 달릴 겁니다
2005년 영화 ‘여고괴담’ 시리즈로 데뷔한 후 영화 ‘다세포 소녀’, ‘박쥐’, ‘고지전’ 등 다양한 장르에서 개성 있는 면면을 보였다. 특유의 매력을 가진 캐릭터는 많이 했지만, 결정적인 히트작이 없는 게 아쉽다. 그도 “지난 8년을 되돌아보면 뭔가 열심히 한 것 같은데 아쉬운 점도 많았어요. 내년에는 더 열심히 뛸 생각이에요”라고 각오를 다졌다.

-배우 생활 8년은 어땠나?
데뷔 초에는 회사에서 이것저것 많이 시켜서 힘들었어요. 나는 정말 배우가 되고 싶고, 연기자로 인정받고 싶은데 다른 부수적인 것들을 해야 했거든요.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에 연극을 했죠. 그 시점에 ‘박쥐’를 만났고, 그 후에는 배우로서 노출을 최대한 줄이고 하나씩 처음부터 해나가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작품 횟수도 1년에 하나씩밖에 안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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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강호와 함께 호흡을 맞춘 영화 ‘박쥐’ 포스터.

-도전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뭔가 계속 하고 싶어요. 많이 쉬었잖아요.(웃음) 얼마전 KBS2 드라마 ‘칼과 꽃’을 하면서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드라마라고 하면 다들 어렵다고 하는데, 다시 한다고 하면 또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영화를 더 자주 하고 싶은 욕심은 여전하죠.

-10년 후의 모습을 그린다면
서른일곱 살이네요. 더도 덜도 안 바라고 영화, 드라마로 대표작 2개만 만났으면 여한이 없겠어요. 무엇보다 여자 배우들이 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났으면 해요. 굳이 제가 하지 않아도 말이죠. 요즘 시나리오를 보면 암담하고 슬플 정도로 남자 배우 위주가 많거든요. ‘여자 배우 전성기’라고 하는 시대가 한 번 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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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옥빈.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결혼 : 동생 둘을 대학 보냈더니…. 당분간 생각 없어요
김옥빈은 그룹 스키조 멤버 허재훈과 공개 연애를 해 화제를 모았지만, 올봄 헤어졌다. 그는 “영화가 1100만 관객이 넘는다면 최다니엘과 연애하겠다”고 농담 섞인 공약을 하기도 했다. 결혼에 대해 묻자 “저 아직 어려요”라며 웃었다.

-연애하면 또 공개할 생각이 있나?
공개 연애는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과거의 연애에 후회는 없어요.

-결혼 생각도 조금씩 할 시기다
당분간 생각 없어요. 부모님이 지방에 계셔서 두 동생을 제가 서울에서 키우며 공부시켰어요. 둘째는 서울에서 대학 보냈고, 막내 고운이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연기전공)까지 보냈는걸요. 제가 엄마 역할을 하면서 키우다 보니 지금은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없어요. 이번 기회에 동생에게 한마디 해도 되죠. 막내가 아무래도 배우 지망생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둘째 동생에 대해 말을 적게 해서 막내만 예뻐하는 줄 알거든요. 그런데 둘째 동생이 그렇게 예쁘고 좋을 수가 없어요. 정말 사랑하고요.

-앞으로 계획은
올해 크리스마스에 여행갈까 생각 중이에요. 내년 초부터 새 영화 ‘소수의견’ 홍보 활동을 시작할 거예요. 새해 소원은 거듭 강조하지만 좋은 작품 만나는 거예요.
남혜연기자 whice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