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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배우 서현우의 이름은 낯설지만 연기의 날은 제대로 서 있다. 서현우의 얼굴이 낯설다면 영화 ‘그놈이다’의 형사 두수를 떠올리면 된다. 하지만 두수로만 서현우를 정의 내리기에는 그가 보여준 모습이 너무 다양하다.
후쿠오카 독립영화제 대상을 받은 ‘병구’와 올 여름 연극 ‘트루웨스트 리턴즈’, 그리고 얼마전 막을 내린 ‘클로저’에서의 서현우는 포스터만 봐도 마치 다른 사람 같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백지에서 자신을 오롯이 다시 써내려가고 있는 그는 “자신만의 개성으로 승부하는 배우들이 많다.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데 다양한 작품을 통해 부딪치며 내 색을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2010년 뮤지컬 ‘내마음의 풍금’로 본격적으로 무대에 오른 지난해 영화 ‘그놈이다’로 도약을 알렸다. 이미 연극 무대에서는 대선배들과 같은 배역을 맡으며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의 다음 행보에 많은 기대가 모이는 상황. 지금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배우 서현우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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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연극 클로저가 막을 내렸다.
보통은 아쉬움이 남는데 이번에는 시원했다. 내가 맡은 래리가 40대 역할인데 30대 감성으로 풀려고 해서 신경쓰는 부분도 많고 애를 먹었다.
-학교 후배인 박소담과 호흡을 맞췄다.사랑의 감정을 공유하는 역할을 하다보니 쑥스럽기도 했는데 오히려 (박)소담이가 철저하게 준비하고 스스럼없이 역할로 들어와 힘이 됐다. 영화나 드라마를 하다가도 연극할때 모습은 대단하다 발음이나 발성 호흡 에너지와 밀도에 대한 갈구가 많은데 다양한 소통을 했다.
-배성우와는 ‘트루웨스트 리턴즈’에 이어 연달아 더블캐스팅 됐다.클로저를 6번째 하셔서 필요한 것과 무엇을 보여줘야하는지 본질을 꿰뚫고 계신다. 쓸데없는 애드리브 없이 간단 명료하게 연기를 하신다. 필요한 만큼 에너지를 쓰고 담백하게 연기를 하신다. 재밌는 선배님이고 연기 외적으로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 연습실 한켠에 방이 있는데 거기서 상담도 해주시고 대사와 배역에 대해 이야기를 자주 나눴다. 분위기 자체를 편안하게 잘 만드시고 영화 촬영때문에 바쁘신데도 전혀 지치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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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트루웨스트’에서 연출자로 인연을 맺은 오만석은 올해에는 ‘트루웨스트 리턴즈’에서 연출자이자 같은 배역을 맡았다.
지난해 트루웨스트는 공연 3주전에 캐스팅이 됐다. 오만석 선배님께 하드 트레이닝을 받으며 일주일만에 대사를 외우고 공연에 올라야 했다. 작년에는 선배님이 공연이 끝날 무렵 고맙고 잘했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믿고 맡기셨다. 선배님과 같은 역할을 해서 기분 좋은 긴장감이 있다. 대선배와 경쟁심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재밌는 것을 찾아내려고 한다. 무대 위의 배우들은 살벌하다. 응원차 아이디어를 얻으러 서로의 공연을 보기도 하는데 만석 형님과 성우 형님 스타일이 다르다. 나는 얌체처럼 두분의 스타일을 모두 배우려 한다.
-연극 두 작품의 거의 연달아 했다. 그 사이 영화와 드라마에도 출연하면서 바쁘게 보냈다.트루웨스트를 하면서 낮에는 클로저 연습을 했다. 한달에 하루만 쉬면서도 악착같이 한 이유는 연극을 배우 예술이라고 하는데 공연은 나를 훈련시키는 작업이자 나를 발견하는 시간이다. 물론 촬영장에 가도 훈련을 하고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리고 매번 할때 마다 긴장이 되는데 그 긴장감도 마약처럼 재밌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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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와 달리 카메라 앞에서는 채워지지 않는 밀도감이 있다. 스스럼 없이 자유로운 시도를 하고 싶어서 양아치스러운 역할부터 변태, 선생님 등 정말 가리지 않고 다했다. 외국 사람이 내 영화를 보는 것을 보며 또 다른 희열을 느꼈다. 이누도 잇신 감독이 일본 배우한테서 찾아보기 힘든 속을 알 수 없는 능글능글한 느낌이 있는데 일본에 와서 활동하라고 하셨다. 하지만 내가 ‘감독님 작품에 출연시켜 달라’고 하니 그건 생각해 보아야 된다고 하시더라.(웃음)
-영화 ‘고지전’ ‘러브픽션’ ‘관상’ ‘소원’ ‘끝까지 간다’ ‘베테랑’에는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그놈이다’에서는 비중있는 조연을 맡았다.감독님과 소통의 폭이 커지고 고민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지면서 좋았다. 지금도 단연 촬영을 꾸준히 가는데 여전히 연기를 보면 아쉬운 것이 많지만 어떻게 하면 신을 풍성하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한다. 과거에는 내가 어떻게 보일지 생각했다면 지금은 내가 그 신에서 무엇을 해줘야 할지 고민하며 보는 시각도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아직도 연극에서는 주연, 영화에서는 단역이 많다.연기를 처음 연극으로 시작했고, 일년에는 한 편 이상 무조건 무대에 오르겠다고 공언했다. 훗날에는 영화와 드라마쪽으로도 바빠져서 끊임없이 하고 싶다. 영화나 연극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가 다르다. 똑같은 재미라면 어느 한쪽으로 올인할 수 있지만 두 가지 맛을 다 맛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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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