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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미래의 두산 주전 외야수 조수행(24)이 2루수 훈련을 받으며 ‘멀리플레이어’로 거듭난다.
지난해 강릉고-건국대를 졸업하고 입단한 2년차 조수행은 빠른 발을 자랑하는 전문 외야수다. 입단하자마자 신인으론 의례적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고, 1군에 등록돼 66경기에서 29타수 8안타 타율 0.276에 2도루를 기록했다. 주로 대주자 대수비로 출장해 타석수는 적지만 빠른 발을 이용한 기동력과 폭 넓은 수비 범위를 앞세워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했다. 호타준족이 많은 두산 선수단내에서 가장 빠른 발을 자랑한다.
그런데 조수행은 호주 시드니와 일본 미야자키 캠프를 거치며 2루수 수비 훈련을 받고 있다. 지난 2일 한화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만들어진 예비 선발 라인업엔 조수행이 9번타자 2루수로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조수행은 감독의 지시로 다시 중견수로 수정되고, 최주환이 2루수로 나섰지만 실전경기에서 2루수 후보로 오를만큼 변화의 추이가 심상치 않다.
이에 대해 김태형 감독은 “2루수 수비 훈련을 시키는 것은 맞다. 그러나 전문 2루수로 전향시키는 것은 아니고 일종의 보험용이다. 외야수비에 2루 수비도 할 수 있다면 경기 후반 대주자 대수비로 기용할 때 쓰임새가 많을 것 같아 훈련을 시키고 있다. 본인도 뛸 기회가 많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 조수행은 강릉고시절엔 유격수였고, 건국대 입학 후 스스로 자원해 외야수로 전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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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천 수비 코치도 “2루수 수비훈련을 시키고 있는데 기본적인 것은 다 한다. 포구시 핸들링도 괜찮다. 2루는 실전에서 큰 차이로 지고 있을 때 몇 번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원래 내야 포지션인 선수들이 부상 또는 스위치 등 이유로 빠졌을 때 쓸 보험용 카드다”라며 “하지만 기본은 외야수다. 발이 빨라 수비폭도 넓다. 우리 팀에서 수비폭은 가장 넓을 것이다”라며 2루수 훈련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수행은 “고교 때 유격수였다. 그런데 내야서 큰 메리트 없고, 내 특성이 안 사는 것 같아 대학 진학 후 외야수로 전향시켜달라고 했다. 프로 입단 후 처음 마무리 캠프에 합류했을 때 코칭스태프의 지시로 내야수비도 했는데 약간 어색해 그만뒀다. 그런데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다시 2루수비를 연습하게 됐다”고 설명하며 “사실 내야와 외야를 같이 하는게 약간 어색하긴 하다. 송구 스타일이 달라 며칠전에서 외야수비 때 송구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하지만 포지션을 두 개를 맡게 되면 내가 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리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 아직 제대로 하는 수준은 아니고 기본만 하는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조수행은 지난해 발이 빨라 주로 대주자로 기용됐다. 두산 타선이 워낙 좋아 단독 도루를 시행하기보다는 누상에 나가 상대 배터리를 흔들고 단타 때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기민한 주루플레이를 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지만 의시적으로 뛴다면 30 개 이상의 도루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 외야수이면서 2루수까지 겸업하게 출장기회는 더 늘어갈 수 있다. 몸이 단단해지면서 타격실력도 늘고 있어 올시즌 야수진의 또 다른 화수분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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