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한화 김성근 감독, SK에 스윕만은 내줄 수 없는데...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1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진행된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0-2로 뒤진 3회 실점 위기가 계속되자 고개를 숙이며 상념에 잠긴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7.04.16. 대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감독들이 같은 곳에서 고배를 마셨다. 올림픽 첫 메달을 따낸 국민감독과 한국시리즈를 10번이나 제패한 거장, 그리고 ‘야신’으로 불리던 감독까지 모두가 한화 유니폼을 입고 고개를 숙였다. 끝이 보이지 않는 암흑기 속에서 감독의 무덤이 된 한화다.

한화는 23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김성근(75)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이로써 한화는 약 10년 동안 국제대회서 굵직한 성과를 낸 김인식(70) 감독, 한국시리즈 최다 우승에 빛나는 김응룡(77) 감독, 약팀을 강팀으로 성장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던 김성근 감독이 모두 실패한 팀이 됐다.

한화는 김인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06시즌 한국시리즈, 2007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하지만 2008시즌과 2009시즌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김 감독은 한화 유니폼을 벗었다. 한화와 이별한 후 김 감독은 프로무대 복귀를 원했으나 어느 구단도 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지 않았다. 결국 김 감독은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끝으로 감독 은퇴를 선언했다.

해태와 삼성에서 10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김응룡 감독도 한화에선 실패를 맛봤다. 2013시즌을 앞두고 한화의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2014시즌까지 2년 동안 91승 162패 3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정상에만 자리했던 김 감독이 한화 유니폼을 입은 2년 동안에는 밑바닥에 머물렀다.

한화는 2015시즌에 앞서 ‘야신’ 김성근 감독을 깜짝 영입하며 암흑기 청산을 향해 전력투구했다. 실제로 한화는 2015시즌 막바지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펼치며 이전보다 향상된 경기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6위에 그치며 가을야구 진출 문턱에서 좌절을 맛봤다.

2016시즌에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한 최악의 스타트를 극복하지 못했다. 지난 겨울 한화는 박종훈 단장을 영입하며 1, 2군의 이원화를 꾀했는데 이는 김 감독과 박 단장의 대립을 유도하는 결과를 낳았다. 스프링캠프부터 시작된 김 감독과 박 단장의 충돌은 시즌 개막 후 정점을 찍었다. 결국 한화는 시즌 종료까지 100경기 이상 남은 시점에서 김 감독에게 사실상 경질 통보를 내렸다.

한화는 2008시즌부터 2016시즌까지 9년 동안 암흑기에 머물고 있다. 최하위를 기록한 시즌도 5번이나 된다. 매번 한국야구 역사에 이름을 남길 명장들을 영입했으나 누구도 한화에선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외부에서 구원자를 찾기에 앞서 프런트를 포함한 전면 개혁을 통한 내부 체질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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