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금경만 인턴기자] 33년 차 '연기 요리사' 최민수가 내놓는 연기는 항상 맛있다.
최민수는 지난 1985년 연극 '방황하는 별들'로 데뷔해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데뷔 후 영화와 드라마 가리지 않고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특히 1991년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서 대발이 역을 맡은 것은 그의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뚜렷한 이목구비와 강렬한 인상 때문에 진중하고 남성적 역할만을 줄곧 맡았던 그가, 코믹하고 친근한 대발이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대중의 뇌리에 각인시켰던 것.
이를 계기로 최민수는 출중한 외모와 연기력을 동시에 겸비한 스타 배우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양한 장르와 역할에 도전하면서 내공을 쌓던 중, 그는 1995년 마침내 자신의 인생작 SBS '모래시계'를 만난다.
조직폭력배 박태수 역을 완벽하게 요리한 최민수는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한 '모래시계'의 흥행에 힘입어 대한민국 최고 배우로 거듭났다. '모래시계'가 만든 신드롬은 그의 이름 앞에 '카리스마 배우'라는 수식어를 붙여줬다. 강렬한 눈빛, 탄탄한 발성, 상황에 적합한 제스처 등 그가 표현했던 모든 재료는 시청자 입맛에 맞는 일품 연기로 조리됐다.
그 파급력은 엄청났다. 방송이 막을 내린 뒤에도 그의 명대사는 계속 사람들에게 유행처럼 번졌다. 특히, 죽음을 앞둔 태수가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한 "나 지금 떨고있냐"와 사랑하는 상대 혜린(고현정 분)에게 외친 "이렇게 하면 널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넌 내 여자니까" 라는 두 대사는 20년이 훌쩍 넘은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고 개그맨들이 패러디 소재로 사용할 만큼 강한 영향력을 보였다.
그는 이후 2003년 SBS '태양의 남쪽', 2007년 MBC '태왕사신기', 2011년 SBS '무사 백동수', 2016년 SBS'대박' 등 수많은 작품에서 명성을 이어갔다. 게다가 밴드 '36.5˚C'를 결성해 자신의 음악성을 대중에 선보였고, 종종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면서 팬들과 꾸준히 소통했다.
하지만 최민수의 진가는 결국 연기에서 드러난다. 종종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구설에 오르내리기도 했지만, 그가 TV 화면 속에서 꾸준히 제공하는 맛있는 연기는 계속 맛보고 싶어진다.

[당시 기사 요약]
[영화 '블랙잭'의 주연 최민수 강수연의 산뜻한 러브신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신은 국내 최고의 '자존심 배우'로 정평이 난 최민수와 강수연의 연기 맞대결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긴장감 가득한 촬영 현장에서 두 프로 배우의 진가가 빛났다. 강수연의 표정이 굳어있는 것을 눈치챈 최민수는 상의를 벗으면서 "베드신이라 모두 옴짝달싹 않고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이건 리허설이니까 괜찮지만 본 촬영 들어가면 다들 나가달라"라고 익살스럽게 말해 분위기를 살렸다. 이에 반해 강수연은 다소곳하게 앉아 조용한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하지만 실제 촬영에서 강수연은 리허설 때와 달랐다. 최민수에 적극적으로 대시해 뜨거운 키스신을 이어갔다. 촬영이 끝나고 최민수는 "나는 배우로 태어나 배우로 살아가고 배우로 느낄 뿐이다"라면서 "정지영 감독과 강수연이 많이 도와준 덕분에 무사히 잘 끝낼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지영 감독 역시 "프로들이라 역시 다르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털털한 웃음이 정감가는 최민수
짧은 스포츠 머리가 잘 어울리는 뚜렷한 이목구비
최민수의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
따뜻한 미소도 겸비한 천의 얼굴
최민수는 최근 MBC 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 역으로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평소 무겁고 카리스마 있는 그의 이미지와 정반대 캐릭터인 이 역할은 코믹함과 익살스러움이 특징이다.
하지만 최민수는 모든 선입견을 깨고 이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에 많은 시청자는 역할과 혼연일체가 된 그의 연기에 찬사를 보냈고, 드라마 역시 시청률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카리스마 최민수와 코믹 최민수. 극과 극의 역할 사이에서도 흔들림 없이 묵직한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 그는 진정한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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