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 훈련
크리스털 팰리스의 이청용(가운데)이 프레시즌 훈련 당시 팀 동료인 설러이 카이카이(오른쪽)와 함께 훈련하고 있다. 출처 | 크리스털 팰리스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이청용(29·크리스털 팰리스)의 시즌 출발이 애매하다. 교체요원으로 출발했던 지난 시즌과 비슷한 모양새여서 안타까움과 우려를 동시에 얻고 있다. 주전경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은 됐지만 올시즌 새롭게 크리스털 팰리스의 지휘봉을 잡은 프랑크 더부르 감독 체제에서도 주전과 백업사이의 어딘가에 자리하는 모양새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13일(한국시간) 끝난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라운드 허더스필드와 경기에서 0-3으로 패했다. 조엘 워드의 자책골로 리드를 빼앗긴 팰리스는 스티브 무니에게 2골을 더 허용하며 완패했다.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이청용은 벤치에서 출전 명령을 기다렸지만 더부르 감독은 2장의 교체카드만을 사용한채 끝내 이청용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더부르 감독이 새 시즌 선택한 포메이션은 스리백을 기반으로 한 3-4-3이었다. 최전방의 크리스티안 벤테케를 도울 좌우 측면 공격수로는 기존 주전자원이었던 윌프리드 자하와 올 여름 첼시에서 임대 영입한 루벤 로프터스-치크를 내세웠다. 두 명의 날개공격수는 풀타임을 소화했고, 측면이 주력 포지션인 이청용에게 기회가 돌아오지 않았다.

지난 시즌 출발도 비슷했다. 앨런 파듀 감독이 이끌었던 지난 시즌 전반기 이청용은 18명의 출전선수 명단에는 이름을 꾸준히 올리면서 후반 교체요원으로 15분 안팎의 출전기회를 얻었다. 샘 앨러다이스 감독으로 사령탑이 교체된 후반기에는 명단에 포함되는 횟수도 줄어 우려를 자아냈지만 조금씩 출전기회를 회복하면서 완전히 전력 외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경쟁체제를 조금만 더 버텨내면 선발출전도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을 주면서도 정작 정규리그에서는 제대로 된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청용은 희망고문에 심리적으로 지쳐가면서도 최선의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프레시즌 훈련 도중 허벅지 부상을 입어 소속팀의 홍콩투어에 참가하지 못했던 이청용의 몸상태가 매우 좋다는 점이다. 지난 6일 열린 샬케와 친선경기에서는 후반 교체출전해 11분여를 뛰며 건강상의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청용의 부친 이장근 씨는 “컨디션이나 몸상태는 아주 좋아 경기에 나서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출전시간이 좀 더 늘어나 경기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팀내에는 자하와 로프터스-치크 외에 바카리 사코, 설러이 카이카이 등의 측면자원이 있다. 사코는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고, 여러 팀으로 임대를 다니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복귀한 크리스털 팰리스 유스팀 출신의 카이카이는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청용이 측면 공격수 백업자원 1순위다. 더부르 감독은 3-4-3 전형과 더불어 4-3-3 포메이션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청용이 중앙 미드필더 역할도 해봤던 만큼 전술 변화에 따른 중앙요원 출전 가능성도 작게 나마 기대해볼 수 있다.

한편 이청용의 영입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팀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청용 측은 조바심을 내지 않고 소속팀 내 주전경쟁에 집중하면서 이적시간 마감시한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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