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매진
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한화전 경기가 매진됐다. 이날 입장관중 모두에게 빨간색 동백유니폼을 나눠주 사직구장은 붉은색 물결로 가득찼다. 제공 | 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KBO리그 마케팅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를 벤치마킹하며 야구장을 찾은 팬에게 경기 외적인 가치를 선물한다. 롯데의 동백 유니폼 이벤트가 대성공을 거둔 가운데 삼성도 전설 이승엽의 은퇴에 가치를 더하기 위해 색다른 이벤트를 기획했다.

롯데는 지난 2일 사직 한화전에서 ‘사직야구장을 붉게 물들이는 꿈을 이루다’는 주제로 부산사랑 페스티벌 개최했다. 기존 입장료에 7000원을 더하는 대신 관중 모두에게 동백꽃 유니폼을 선물하기로 했고 입장권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부산의 시화가 동백꽃이다. 지역적 의미를 반영하기 위해 올시즌부터 동백 유니폼을 만들었는데 선수와 팬 모두 반응이 좋았다. 동백 유니폼을 입은 경기에서 승률도 높았다”며 “이렇게 된 거 동백 유니폼의 활용도를 높여보기로 했다. 시즌 중 선진야구를 경험하기 위해 일본 출장을 갔는데 지바 롯데 마린스가 유니폼 데이를 하는 것을 참고했다. 최소한의 비용만 반영해 구장을 찾은 관중 전원에게 동백 유니폼을 증정하기로 했다. 현장 판매시 혼란과 암표 등을 우려해 전좌석을 인터넷 예매로 판매했고 금방 매진됐다. 최근 팀 성적도 좋기 때문에 반응도 뜨거웠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실 유니폼의 질을 두고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지바 롯데의 보급형 유니폼을 보니 질이 나쁘지 않더라. 6월부터 지바 롯데에 유니폼을 공급하는 업체와 계약해서 보급형 동백 유니폼을 준비했다. 이익도 손해도 보지 않는 선에서 가격을 책정했는데 많은 분들이 만족하시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이벤트를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당시 응원열기도 뜨거웠고 선수들도 붉게 물든 사직구장을 보고 힘을 얻은 것 같다. 동백 유니폼 외에 팬이 좋아하실 수 있는 상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롯데는 선발 전원 안타와 함께 한화에 9-0 완승을 거두며 4연승을 달렸다. 뜨겁게 타오른 동백꽃이 후반기 롯데의 상승세를 증명한 순간이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이날을 돌아보며 “구장이 전부 붉은색으로 물들어있는 모습이 정말 멋졌다. 야구장에서 팬과 함께 같은 유니폼을 입는 모습은 보기 어려운데 대단했다. 선수들도 흥이 나고 엔돌핀이 돌았다. 쉽게 말해 야구할 맛이 났다. 더그아웃에서도 팬들의 열기가 완전히 느껴졌다”고 활짝 웃었다.

Good-bye36이미지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도 전설 이승엽을 추억할 수 있는 색다른 이벤트를 준비했다. 삼성은 오는 16일 대구 두산전부터 3일 대구 넥센전까지 마지막 홈 6경기 동안 ‘Good-bye 36 시리즈’를 진행한다. 이승엽이 직접 선정한 최고의 홈런 5개의 장면이 담긴 카드를 관중들에게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더불어 한정판으로 특별 제작한 이승엽 버블헤드 인형을 추첨을 통해 증정한다. 버블헤드는 선수를 그대로 본 따 만든 얼굴이 흔들리는 인형이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매 시즌 소속 팀 슈퍼스타의 버블헤드를 증정하는 버블헤드 데이를 지정한다. LA 다저스를 예로 들면 시즌 중 단 하루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 버블헤드 데이를 열고 이날 입장한 관중들에게 커쇼의 버블헤드를 선물한다. 이 버블헤드는 단 한 번만 생산하는 한정판이기 때문에 다저스 팬이 아니더라도 소장가치가 매우 높다. 버블헤드를 수집하는 팬은 버블헤드 데이는 놓치지 않고 경기장을 찾는다. 다저스 구단 입장에선 손해 볼 게 없는 장사다. 지역 기업의 스폰서를 받아 버블헤드 인형을 제작하기 때문에 별도의 예산을 지출하지 않는다. 입장권 가격은 버블헤드 증정을 명목으로 높게 책정되지만 다저스 구단이 감수할 리스크는 제로에 가깝다.

삼성 구단은 메이저리그의 사례를 참고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연초부터 이승엽 선수의 은퇴를 기념하기 위한 버블헤드를 준비했다. 미국에서 메이저리그 버블헤드를 만드는 업체를 직접 찾아가 제작을 맡겼다. 더불어 대구은행과 대구은행 50주년을 기념하는 스폰서십도 체결했다. 이승엽 선수 버블헤드에 대구은행 50주년 로고가 들어가는 식으로 협찬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승엽 선수 버블헤드는 딱 1만 개만 생산됐다. 이후 재생산되지 않는다”면서 “올시즌 팀 성적이 부진했지만 팬을 위해 마련한 이벤트 데이는 반응이 좋았다. 구자욱 데이와 박해민 데이 모두 관중수가 평균 이상이었다. 특히 구자욱 데이 때는 2만1000명의 관중이 찾아주셨다. 앞으로도 팬이 원하는 아이템을 마련할 수 있게 고심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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